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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설정액 1년새 반토막…잇단 사고에 수탁사 부재 탓
공모펀드 49.8% 상승에도 사모펀드 43.7%↓
2020-12-03 06:00:46 2020-12-03 06:00:4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사모펀드 신규 설정액이 1년 새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라임·옵티머스 등 잇단 펀드환매중단 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수탁계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시장이 위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사모펀드 신규 설정액(설정원본)은 총 56조275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 신규설정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0조원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43.7% 감소한 수준이다. 새롭게 설정된 펀드가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이는 공모펀드 신규 설정액이 크게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실제 올해 11월말까지 새롭게 설정된 공모펀드 설정원본은 13조683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9조1319억원에 견줘 49.8% 뛰었다. 공모주를 비롯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공모펀드 설정액도 급성장한 것이다.
 
반면 신규 사모펀드 설정액은 작년 말 10조6031억원에 달했지만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디스커버리·팝펀딩·젠투 등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6월 5조8260억원이던 신규 사모펀드 설정액은 7월과 8월 각각 5조 1449억, 4조 7306억원을 기록했으며 10월에는 4조1363억원까지 내려갔다. 지난달 설정된 펀드는 5조4723억원으로 전월대비 소폭 올랐지만 전년 동기(9조786억원)에 비해선 39.7% 하락했다.
 
고객 돈을 실제로 보관·관리하는 은행 등 수탁사들의 움직임도 소극적이다. 최근 이영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펀드 수탁계약 현황’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사모펀드 수탁계약은 1881건으로 1년 전(4603건)보다 59.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한국예탁결제원은 사모펀드 기준가격을 계산하는 사무관리 업무도 원점 재검토하기로 한 상황이다.
 
사모펀드 전반에 대한 신뢰와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사모펀드 시장이 외면을 받고 있는 셈이다. 펀드 유형별로도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설정된 사모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부동산으로 38.8%에 달했다. 부동산에 대한 비중은 작년보다 6.14%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이어 채권(21.4%)과 특별자산(12.8%), 주식(8.3%)이 뒤를 이었으며 재간접(5.37%), 파생형(4.5%)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통상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비공개 방식으로 자금을 조성해 운영되는데 상대적으로 공시 의무가 적고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 인기를 끌었다"면서도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시장이 어수선해지면서 신규 펀드 설정에도 악영향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신규 설정액 추이.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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