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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 앞세운 상승장에 날개 단 그룹주펀드
삼성·현대차·LG 수익률 20% 상회…"화학·전자업 상승세 유효"
2020-12-04 06:00:00 2020-12-04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대기업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그룹주펀드'의 수익률이 빛을 발하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주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진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삼성그룹주 등 그룹주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일제히 20%를 상회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삼성그룹펀드 24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2.12%로 집계됐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등 삼성계열사 주식을 담아 운용하는 펀드로, 올해 들어 삼성그룹주펀드에는 3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설정액은 1조5517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롯데·LG그룹 등 기타그룹펀드 18개의 설정액은 2477억원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수익률은 20.75%를 기록했다. 대형주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린 배경에는 내년 글로벌 경제 회복세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기대감, 기업 실적개선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 회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주들의 수급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국내 증시 또한 '경기 민감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초 2175.17에서 이날 역대 최고치인 2696.22(종가기준)로 23.95% 뛰었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5만5000원에서 6만9700원으로 26.7% 올랐다. 전날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 SK하이닉스와 LG화학의 주가는 각각 16.1%, 163.5% 급등했으며 현대차는 19만6500원으로 올해 초(12만1000원)보다 62.4% 상승했다.
 
개별 펀드별 수익률을 보면 삼성그룹주펀드 내에서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35.03%로 가장 우수했다. 이어 ‘삼성KODEX삼성그룹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 수익률이 각각 27.11%, 15.93%로 뒤를 따랐다.
 
같은 기간 LG화학과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에 투자하는 ‘미래에셋TIGER LG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29.04% 수익률을 달성했으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을 담는 미래에셋TIGER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은 19.86%로 나왔다.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강화에 따른 증시 과열을 우려하면서도, 코스피가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가치와 성장의 성격이 혼합된 대형주 중심의 상승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와 코로나 백신 조기양산 기대감, 국내 기업 실적 개선 전망 등으로 지난달 코스피는 약 14%대 상승했다”면서 “역사적인 급등세를 보인만큼, 주가조정이 출현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펀더멘털과 이익의 뒷받침 없이 유동성 만으로 증시가 상승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과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교역 회복, 국내 주력 제품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국내 상장사들 이익 개선 사이클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달러화 약세, 전세계로의 경기회복 온기 확산은 그동안 소외됐던 신흥국과 가치주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전망”이라며 “반도체와 IT가전·하드웨어, 자동차, 화학 등 성장형 가치주인 수출 대형주를 주목할 만하다”고 제시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신흥국과 한국 주식에 대한 시각이 급변했는데 그중에는 대형주 및 경기민감 산업이 있다”며 “(코스피 상승) 속도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이 매입하는 화학·전자·기계 업종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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