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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거품 논란 에스디바이오센서, 부족한 투자위험 설명에 일정 연기
에스디바이오센서, 청약 일정 지연…코로나19 종식 후 실정 불투명성 공시
2021-06-11 06:00:00 2021-06-11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진단키트 대어로 꼽힌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미뤄졌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요사항의 기재 불충분’ 등의 이유로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은 탓이다. 상장 전부터 공모가 ‘거품’ 논란이 있었던 만큼,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실적 불투명성과 비교기업 선정 이유 등에 대한 내용 보강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정정요구에 따라 당장 다음주 진행될 예정이었던 공모주 청약 역시 연기됐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9일 “(에스디바이오사리언스의) 제출된 증권신고서(지분증권)에 대한 심사결과 증권신고서에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된다”며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증권신고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기존 증권신고서의 효력도 정지됐고, 이날부터 진행될 예정이던 기관 수요예측도 미뤄졌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최근 코로나19 특수로 급격히 성장한 회사다. 회사 매출의 91%를 차지하는 신속항원진단키트 ‘스탠다드 Q’는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3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20년 전년 대비 23배 이상 증가한 1조686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분기에만 1조1791억원의 매출을 달성, 국내 진단키트대표주인 씨젠(096530)의 전년 매출(1조125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진단키트 기업 중에서도 독보적인 실적 성장률을 보임에도, 에스디바이오센서는상장 전부터 ‘거품’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 경우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공모가 산정 시 씨젠과 미국의 써모피셔사이언티픽, 퍼킨엘머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는데, 이들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19.09배다. 작년 순이익을 기준으로 PER 19.09를 적용할 경우, 에스디바이오센서의시가총액은 11조를 넘어선다. 기존 공모가 희망 밴드(6만6000~8만5000원) 상단을 기준으로한 시총은 9조원에 달한다. 이는 SK바이오팜(326030) 시총과 비슷한 수준으로, 씨젠 시총보다 3배가량 높다.
 
높은 PER에 일각에선 공모가 거품 논란이 일었다. 씨젠의 PER은 8.20배인데, 서머피셔사이언티픽은 28.22배, 펄킨엘머는 20.86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의 경우에스디바이오센서보다 기업 규모나 사업의 다양성 면세서 비교 기업으로 삼기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기 전인 2019년 실적을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에스디바이오센서의시총은 600억원대로 떨어진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고평가 논란에 이번 정정신고서에는 미래실적에 대한 불투명성과 비교기업 선정 이유 등 투자위험에 대한 내용이 광범위하게 수정됐다. SD바이오센서는 정정신고서를 통해 “당사의 2020년 및 2021년 1분기 높은 매출액 성장은 코로나19 제품 수요 증가가 주된 요인”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단기간에 종식될 경우 전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비교기업 선정과 관련해 “국내외 주요 인증을 보유한 업체 중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체외진단 매출로 이루어지는 회사를 당사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공모주들의 공모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한 달간 신규 상장한 기업들은 높은 시초가가 형성에 따라 상장 이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결과적으로는 조삼모사일 수 있지만, 소탐대실 할 가능성도 분명히 염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디사이언스 스탠다드 Q, 사진/에스디사이언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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