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주간증시전망)미·중 리스크에 보합권 횡보 전망…헝다 이자 지급 여부에 주목
코스피 단기 3080~3180선…헝다 일부 채권이자 지급 못해 디폴트 우려…증권가 "충격 크지 않을 것"
2021-09-26 08:00:00 2021-09-26 08: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번주 국내증시는 미국 인프라 투자와 부채한도 증액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 등으로 보합권을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 헝다그룹이 지난 23일 만기도래 일부 채권의 이자를 지급하면서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경감됐으나 29일 돌아오는 채권을 비롯해 향후 채권이자 채무불이행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단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3080~3180선으로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가 위험자산시장 전반에 확산되며 투자심리가 약화 될 것이란 판단이다. 
 
중국 헝다 그룹 파산 가능성 등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헝다그룹은 23일 도래하는 긴급 연내 회사채에 대한 이자지급을 발표했으나, 달러채권 이자는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헝다그룹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자 지난 22일 공고를 내고 2억3200만 위안의 위안화 채권 이자 지급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헝다는 2022년 3월만기 달러채권의 이자 8350만달러(약 993억원)과 2025년 9월만기 위안화채권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을 23일 지급해야 했다. 그러나 23일 달러채권 이자를 지급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후 24일 로이터통신은 헝다가 달러채권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달러채권 이자를 결국 지급하지 못하면서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는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헝다그룹의 이자지급 발표와 중국정부의 유동성 공급으로 추석연휴 하락하던 글로벌 증시는 진정됐으나 향후 디폴트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헝다 사태로 국내 증시가 휴장했던 지난 21일에는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미국에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당일 2.19% 떨어졌고, 다우존수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각각 1.78%, 1.70% 내렸다.
 
헝다그룹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경기의 냉각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둔화는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중국발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 사태의 관건은 헝다그룹의 파산 자체가 아니라 연쇄 도산으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여부”라며 “전체 부채 규모 대비 단기 도래 이자 규모가 크지 않고, 국책은행이 주채권자라는 점, 파생상품 연결이 없고 중국내 투자가 대부분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이슈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 불확실성도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연방정부에 자금을 지원하고 부채한도를 내년 12월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상원은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예산 조정 절차를 사용해 민주당 단독으로 3조5000억달러 인프라투자와 부채한도 증액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공화당의 강한 반발을 살 수 있어 향후 미 정치권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중국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잠재적인 리스크지만 실제로 이들이 국제금융시장에 대형 악재로 불거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며 “한국 기업의 피크아웃 우려 등으로 밸류에이션 하향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된 만큼 추가적인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남부 선전에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회사 헝다그룹 본사 앞을 23일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