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삼성전자의 차세대 모바일 칩 ‘엑시노스’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최신작 ‘엑시노스 2500’을 갤럭시 Z 플립7에 전량 탑재한 데 이어, 후속작 ‘엑시노스 2600’도 착실히 개발 중입니다.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시스템LSI사업부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향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1일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미래 공학인재 양성을 위한 멘토링 행사 ‘한국공학한림원 영 페스티벌’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엑시노스 2500에 이어 엑시노스 2600를 차근차근 잘 준비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엑시노스 2500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전날 공개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7’에 전량 탑재됐습니다. 이 칩은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내 시스템LSI가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가 3나노미터(㎚, 1㎚=10억 분의 1미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최첨단 공정으로 생산했습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2400' (사진=삼성전자)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로,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을 적용해 양산한 첫 제품이 바로 엑시노스 2500입니다. 업계에선 갤럭시 Z 플립7의 판매 성과가 시스템LSI의 실적 회복은 물론 차세대 엑시노스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엑시노스 2500 초도 물량에 따른 매출은 2분기 말부터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부진을 겪고 있는 시스템LSI의 매출이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에 1조원가량 증가하고, 적자 폭도 줄였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파운드리 사업부는 ‘목표 달성 장려금’(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이 0%로 책정된 반면, 시스템LSI는 12.5%가 지급되며 실적 회복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연말 양산이 예정된 2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 2600이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 S26’에 탑재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에 박 사장은 “(엑시노스 2600 탑재 여부는) 고객사 소관”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올해 초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이 착수한 시스템LSI사업부 경영진단과 관련해 박 사장은 “아직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연말 조직 개편 등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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