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축구 관람 이벤트를 위시한 애플리케이션(앱) 콘텐츠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일견 스포츠에 관심 있는 수요층을 대거 수용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 확대에 따른 자사앱 자생력 강화와 깊은 연관이 있는데요. 무엇보다 업체들은 이번 기회를 빌어 최대한 자사앱 저변을 늘리고, 고객 충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입니다.
11일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 그룹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스페인 명문 축구 구단 FC바르셀로나의 아시아투어 서울 매치를 후원하고 경기 티켓 총 3만장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FC바르셀로나는 이달 31일 국내 명문 구단인 FC서울과 경기를 치르는데요. 서울 매치 티켓의 경우 자사앱인 'BBQ앱'에서 진행하는 '골든 티켓 페스타' 프로모션을 통해 응모 기회가 주어집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의 bhc도 동아시아 대표 축구 국가 대항전인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공식 서포터로 참여합니다. 특히 bhc는 이달 3일부터 11일까지 자사앱을 통해 오는 15일 열리는 '한일전 직관찬스' 이벤트를 진행해 왔는데요. bhc 메뉴를 2만원 이상 주문한 고객이 대상으로, 총 100명에게 관림 티켓이 주어질 전망입니다.
이처럼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고객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섭니다. 치킨이나 맥주가 빠지기 어려운 스포츠 관람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브랜드 인지도도 제공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라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자사앱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도 가능한 것도 장점인데요.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본질적으로는 배달앱 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한 측면에서 비롯된 자구책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 중론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특성상 배달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보니, 매출이 발생해도 상당 부분은 수수료로 빠져나가 점주들의 부담이 만만찮은 실정입니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달 말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서울 내) 매출 자료를 토대로 배달 플랫폼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체 배달 매출에서 배달앱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2023년 17.1%보다 2년 새 7%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BQ 관계자는 "현재 BBQ앱에 약 400만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상황이다. FC바르셀로나 서울 매치는 자체 앱을 통한 프로모션인 만큼, 최근 배달앱 수수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맹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자사앱이 활성화만 된다면 배달 플랫폼을 통해 빠져나가는 수수료를 방어할 수 있어 분명 전체 수익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 자사앱을 설치하는 것은 상당한 번거로움을 요한다. 때문에 최근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이벤트는 단발성 이슈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보다 자사앱 활용을 지속적으로 독려할 수 있는 중장기적 측면의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열린 제너시스BBQ 창사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윤홍근 회장이 FC 바르셀로나 서울 매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너시스BBQ)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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