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난항으로 올해 첫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노조는 오는 18일 전체 조합원 7시간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을 시작으로 조선업계가 본격적인 ‘하투(하계 투쟁)’에 직면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야드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11일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후 2시부터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3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어 울산조선소 내 노조사무실 앞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4일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64%가 찬성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쟁의 행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며서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노조는 파업 이유에 대해 “회사가 최근 올해 협상 관련 첫 제시안을 내놓았으나 그 내용이 민망할 정도로 부족했다”며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세계 1위 조선업을 유지하는 조합원에 대한 예의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1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지난 9일 12차 교섭에서 처음으로 제시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으나 노조는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해 이를 거부했습니다.
사측 안에는 월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급 500만원, 특별성과급 지급 등이 담겼습니다. 사측은 이번에 제시한 격려금과 성과급 등을 합한 변동급여 지급 규모가 조합원당 2000여만원으로 추산되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변동급 확대가 아니라 기본급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요구하고 있어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큰 상황입니다.
이번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조선업계의 파업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를 비롯해 8개 사업장 노조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회사가 합당한 제시안을 내지 않으면 18일 사업장별 4시간 이상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 간 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임에도 파업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회사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원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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