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풍에도 'K-콘텐츠' 갈 길 멀다
지식서비스 무역적자, 가치사슬 구조 취약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적자 '45억 달러'
글로벌 앱·OTT 구독↑…수입, 수출보다↑
게임·음악 'K-콘텐츠' 역대 최대…'버팀목'
"대규모 IP 개발·투자·OSMU 전략 필요"
2025-09-17 17:52:05 2025-09-17 18:35:09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지식서비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식재산권 사용료와 전문·사업 서비스의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결과인데,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에서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반면, 게임·음악 등 K-콘텐츠의 성장성과 수출 잠재력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유통 플랫폼에 대한 높은 의존도 위협과 첨단기술을 통한 생산성 증대를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17일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잠정)'를 보면, 올해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45억3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상반기 45억달러 '적자'
 
17일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잠정)'를 보면, 올해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45억3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습니다. 수출 197억1000만달러, 수입은 242억4000만달러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겁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할 경우 10억3000만달러의 적자 폭을, 지난해 하반기와는 7억7000만달러로 벌어졌습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업이 16억4000만달러 흑자를 낸 반면, 제조업은 24억7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습니다. 디지털 중개 플랫폼 적자는 22억달러로 더 확대됐습니다. 
 
형태별로는 대기업이 37억5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반면, 중견기업은 9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디지털 중개 플랫폼의 경우는 22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 흑자 규모가 35억7000만달러를 차지했습니다. 북미와 유럽 지역은 각각 37억7000만달러, 21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해외 지급 제품 관련 연구개발(R&D) 비용과 특허 로열티 수입 규모가 컸습니다. 
 
분야별로 보면 정보·통신 서비스와 문화·여가 서비스는 각각 19억6000만달러, 4억4000만달러로 흑자를 냈습니다. 반면 전문·사업 서비스와 지식재산권 사용료는 각각 44억8000만달러, 24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소재로 열린 2025 서울 헌터스 페스티벌에서 K-POP 팬으로 구성된 참가 댄스팀 선수들이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플랫폼·OTT로 빠져나가
 
반기 기준 역대 최대 흑자 폭인 정보·통신 서비스의 경우 정보 제공·플랫폼이 14억달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보 제공·플랫폼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내 앱 선탑재 서비스 수출이 늘어난 요인입니다. 이는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도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반해 지식재산권 사용료 중 상표·프랜차이즈권은 9억9000만달러 적자입니다. 로열티 지급이 늘어난 결과로 지난해 하반기(-6억4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을 키웠습니다. 저작권도 전년보다 5배 커진 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관련 지급도 늘었습니다. 개인 해외 유료 앱 구매와 글로벌 OTT 구독을 반영한 '컴퓨터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는 10억7000만달러 적자입니다. 이는 전기(-6억1000만달러)와 비교해 적자 폭이 커졌습니다. 
 
전문·사업 서비스는 44억80000만달러 적자입니다. 전문·사업 서비스 부문 중 R&D는 제조업들의 해외 R&D 전문 발주가 늘면서 30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경영도 16억2000만달러 적자를 보였습니다. 부문 중 광고·PR은 자동차업의 국외 광고 발주 확대 등에 따라 7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유망 서비스산업인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수출 63억7000만달러, 수입 48억달러로 15억7000만달러 흑자를 차지했습니다. 
 
박성곤 한은 경제통계1국 국제수지팀장은 "지식재산권의 무역수지 적자 확대 건은 최근 제조업에서 해외 R&D 관련 산업 재산권과 전문·사업 서비스의 이용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개인의 글로벌 앱스토어 구매와 OTT 구독 확대로 지식재산권 사용료와 전문·사업 서비스의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17일 한국은행의 '2025년 상반기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잠정)'를 보면, 올해 상반기 콘텐츠 산업의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25억1000만 달러 흑자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게임·K-팝으로 버틴 'K-콘텐츠'
 
눈에 띄는 점은 콘텐츠 산업입니다. 올해 상반기 콘텐츠 산업의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25억1000만달러 흑자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19억8000만달러)보다 26.8% 증가한 수준입니다. 
 
세부적으로는 게임산업(22억6000만달러), 음악산업(5억6000만달러), 방송·영상산업(3억6000만달러)이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지식정보산업(-8억3000만달러), 광고산업(-1억3000만달러), 출판산업(-2000만달러)은 적자 행보입니다. 
 
특히 K-팝과 규제가 많았던 게임이 K-콘텐츠 산업 수출의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 문제로 지적됐던 질적 향상도 높아지면서 콘텐츠 성장 기반의 핵심 축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송·영상 산업의 흑자 구도도 긍정적 모멘텀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처럼 K-콘텐츠 산업은 성장성과 수출 잠재력이 확인되고 있지만 제조업 R&D, 글로벌 플랫폼 의존에 따른 지식재산권 사용료 지출 등 구조적 리스크는 숙제입니다. 
 
구진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콘텐츠 시장 환경 변화를 발판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원천 콘텐츠에 대한 대규모 IP 개발 및 투자, 원소스 멀티유스(OSMU)를 통한 부가가치 제고 전략이 긴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위협 요인으로는 "콘텐츠 수명 주기 단축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생성형 AI로 인한 저작권 문제 심화, 미국·중국의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 강도 증가"라며 "영세한 산업구조로 인한 IP 확보 및 다각화 저해, 글로벌 유통 플랫폼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수익 구조가 약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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