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효과’…철강·석화·방산, 말레이시아 수출 활로
말레이 682개·한국 288개 관세 인하·철폐
수출시장 다변화 및 교역 안정성 확보 의미
방산 협력도 본격화…“수출의 교두보 될 것”
2025-10-28 14:01:11 2025-10-28 14:12:37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한국이 말레이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철강·석유화학·방산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수출 품목 확대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철강·석유화학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 추가 인하 및 철폐가 되면서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숨통이 트였고, 방산 분야에서는 양국이 방산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동남아시아 수출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뜽쿠 자프룰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왼쪽)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컨벤션센터(KLCC)에서 2025 한-아세안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한-말레이시아 FTA 타결 공동선언문 서명식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산업통상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의 뜽쿠 자프룰 투자통상산업부 장관과 함께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을 지난 26일(현지시간) 최종 타결하고, 이를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지난 27일 밝혔습니다. 이번에 타결된 FTA가 발효되면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전체 품목의 각각 94.8%, 92.7%를 자유화하게 됩니다. 말레이시아는 총 682개 품목, 한국은 288개 품목의 관세를 기존 한·아세안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대비 추가로 인하하거나 철폐할 계획입니다. 
 
품목별로 보면, 철강 분야에서는 관세 인하 폭이 확대됐습니다. 냉연강판과 도금강판 등 9개 품목의 5% 관세가 전면 철폐되고, 열연강판과 도금강판 등 12개 품목의 관세는 기존 15%에서 10%로 낮추기로 합의했습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각종 화학제품에 대한 말레이시아의 관세가 이번 FTA 체결을 계기로 철폐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말레이시아향 철강·석화제품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에서 약 2% 내외로 아직 크지 않은 수준입니다. 구체적으로 철강 부문은 △2022년 2.06% △2023년 2.12% △2024년 1.85%로 집계됐으며, 석유화학 부문은 △2022년 1.51% △2023년 1.38% △2024년 1.75%를 기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다만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한국의 제3위 교역국이자 제4위 투자 대상국으로, 전략적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한국 철강업계가 주력으로 수출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최대 50%에 달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석화업계 또한 중국산 저가 물량 확대로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FTA는 수출 시장 다변화와 교역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출 여건이 개선됐다”며 “아직 수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같은 날 석종건 방위사업청장과 모하메드 칼레드 노르딘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은 방산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양국이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국방·방산 분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특히 말레이시아가 다른 나라와과 맺은 두 번째 방산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양국은 이번 MOU를 통해 단순한 무기체계 조달을 넘어 △국방기술 분야 협력 및 공동 연구개발(R&D) 추진 △군수물자 공동 생산 △제3국 공동 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양국은 정례적인 방산 공동위원회를 운영해 협력 현안을 상시 점검하고,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들이 제한된 예산 속에서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가성비’ 높은 K-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말레이시아에서 신뢰를 쌓는다면 인접국으로의 확산도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