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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삼일제약(000520)이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한 베트남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 성장통 구간에 진입한 모양새다. 현지에 완공된 공장에 대해 개시된 감가상각비와 인건비 등 초기 투입 비용 발생이 본격화되며 회사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현지 공장 정상 가동에 의한 매출 발생 시점으로 쏠린다.
삼일제약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삼일제약 홈페이지)
베트남 법인 현지 공장 유형자산 분류…감가상각 본격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삼일제약이 지분 100%를 보유한 베트남 법인 'SAMIL PHARMACEUTICAL COMPANY LIMITED'의 3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은 1353억원이다. 해당 법인에서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순손실은 122억원,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36억원으로 집계됐다.
안질환 전문 제약사인 삼일제약은 안과 의약품 생산 노하우 및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토대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베트남의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관세 절감 효과를 통해 성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 아래 베트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 5월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고 2022년 11월 베트남 호치민시에 글로벌 점안제 CDMO(위탁개발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엔 베트남 의약품청(DAV)으로부터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음으로써 해당 공장은 공식적으로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올해 3분기 말 현재 베트남 법인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산시설 및 설비의 장부가액은 1129억원으로 집계되는데, 지난 2023년까지 삼일제약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베트남 법인의 생산시설 및 설비는 건설중인자산 1322억원이 전부였다.
그러다 2024년 사업보고서에서부터 베트남 법인의 유형자산 내역 중 건설중인자산 항목이 0원으로 변경됐고, 건물 장부금액 829억원, 기계장치 장부금액 340억원 등이 기재되기 시작했다. 당해년도 전체 유형자산에서 발생한 감가상각비는 16억원이다.
즉, 건설중인자산으로 분류되던 베트남 공장은 현지 인증을 획득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유형자산으로 대체되기 시작해 동일 시점부터 감가상각이 개시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베트남 법인의 생산시설 및 설비 등 전체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1129억원으로 집계되며, 3분기 누적 감가상각비는 61억원에 달한다.
삼일제약 연결기준 생산시설 변동내역으로 살펴봐도 지난해 총 1502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건설중인자산의 유형자산 대체가 발생했다. 이때부터 증가세가 시작된 삼일제약의 판매비와관리비 내 감가상각비는 2023년 3억원, 2024년 21억원, 올해 3분기 누적 5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유형자산화로 감가상각비가 반영된 게 판관비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늘어난 비용 탓에 적자전환…현지 공장 추가 인증 추진 중
베트남 공장을 필두로 감가상각비가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삼일제약의 전체 판관비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3년 676억원이었던 판관비는 2024년 808억원으로 19.53%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1963억원에서 2197억원으로 변한 매출 증가율 11.92%를 뛰어 넘는 수치다. 올해만 놓고 보면 3분기 누적 판관비는 713억원, 전년 동기 574억원 대비 24.22% 늘었다.
상각비 외 판관비 항목 중에선 급여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급여는 2023년 232억원에서 24년 257억원으로 10.78% 늘었고, 올해 3분기 누적 215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베트남 현지 생산시설 확대에 따른 직원 수 증가도 비용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삼일제약의 전체 직원 수는 2023년 말 568명에서 2024년 말 593명, 올해 3분기 말 기준 610명으로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늘어난 비용 탓에 삼일제약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2023년 3.30%였던 영업이익률은 2024년 0.05%로 떨어졌고, 사측 역시 지난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베트남 법인 판관비 110억원 반영을 꼽았다. 올 들어서는 감가상각비 증가폭이 커지며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고,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8.67%로 집계돼 적자를 기록했다.
현지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며 베트남 법인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려면 각 나라별 GMP 인증을 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현재 삼일제약은 베트남 공장에 대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GMP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cGMP 및 유럽 GMP 인증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공장의 추가 승인 획득 이후 정상 가동 시점으로 쏠린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베트남 공장은 추가 승인 획득 이후 상업가동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베트남 공장은 WHO GMP는 획득한 상태고, KGMP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 미국 cGMP와 EU GMP까지 순차적으로 받는 계획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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