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경제학엔 기묘한 새들이 등장합니다. 본래의 '백조'가 아닌 '흑고니', '회색 고니' 등 예측 가능의 믿음을 깬 용어들이죠. 이 중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충격을 뜻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은 직역하면 '검은 백조'로 불립니다. '흑고니'는 한자어 표현입니다.
표현 방법이 어찌됐던 '흑고니 이론'은 발생 확률이 낮아 예측이 어렵지만 한 번 일어나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충격파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블랙 스완'과 달리 '회색 고니'로 불리는 '그레이 스완(Grey Swan)'은 예측이 가능하나 효과적 대응이 어려운 위험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둘 다 백조 색에서 유래한 비유적 표현이자, '백조는 하얗다'는 일반적 상식을 깬 경제 이론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온전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백조라 불리는 큰고니 한 무리가 지난 13일 경남 남해군 선소마을 인근 갈대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흑고니'를 막을 수 있는 경제 운용 해법은 예측 실패에도 무너지지 않는 경제 시스템 능력에 있을 것입니다. 반면 흰색과 검은색의 중간인 '회색 고니'는 일어날 것을 알고도 손쓰지 못하는 사실상 방치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 소멸은 이미 예견됐지만 사회 시스템의 변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위험이 '회색 고니'와 같습니다.
우리가 외면하고 싶어하는 인구 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