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네이버가 북미 시장을 겨냥한 텍스트 기반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플랫폼 '씽스북'을 선보이며 기록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실험에 나섰습니다. 업계는 씽스북이 단기간 내 수익을 거두기보다는, 영문권 이용자 데이터를 축적하는 목적의 실험적 콘텐츠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자칫 높은 자유도로 인한 브랜드 신뢰도 저하 우려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검증 장치 구축이 관건이라는 조언도 나옵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미국 자회사 네이버유허브는 이달 중 북미 시장에 씽스북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네이버는 북미 이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CBT)를 운영하며 정식 출시 전까지 초기 이용자와 크리에이터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씽스북은 캐주얼 블로그로 소개된 서비스입니다. 이용자는 영화·음악·책·여행 등 자신의 관심사를 컬렉션처럼 정리하고 경험과 생각을 텍스트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조회수 경쟁보다는 기록과 취향 자체에 초점을 맞춰 기존 SNS와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씽스북의 기획 방향은 북미 SNS 이용 환경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북미 지역의 경우 빠른 소비 중심의 SNS 이용에 대한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레딧, 굿리즈 등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서비스가 북미 시장에서 꾸준히 이용되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네이버는 그간 블로그, 카페, 지식인, 밴드 등 다양한 UGC 서비스를 운영하며 이용자 기록 중심의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한 바 있습니다. 업계는 네이버가 당장의 수익보다 북미 시장에서 기록형 UGC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검증하고, 영문권 이용자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실험적 성격의 프로젝트로 보고 있습니다.
기업과 콘텐츠 업계에서도 블로그는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드라마, 아이돌, 배우 등의 세계관과 일상을 블로그를 통해 장기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팬들이 서사를 따라 소비할 수 있는 구조도 만들 수 있습니다. 짧은 이미지나 단문 위주의 SNS와 달리 기록 간 연결성과 축적이 가능한 것도 강점입니다.
그러나 UGC 기반 기록형 플랫폼이 확대될수록 콘텐츠의 신뢰성과 안정성 문제 역시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인공지능(AI) 생성으로 추정되는 유해·허위 정보가 다수 유통되는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네이버는 문제가 된 문서에 대한 삭제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AI 생성 저품질 문서에 대한 탐지 알고리즘과 모니터링 등 기술적·운영적 대응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기록과 취향의 자유를 강조하는 플랫폼 구조상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씽스북 역시 이 같은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기록 중심의 UGC 플랫폼은 이용자 신뢰가 기반이 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축적될 경우 플랫폼 전체의 신뢰도뿐 아니라 향후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까닭입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블로그의 경우 AI 콘텐츠가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신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가 쌓이면 플랫폼 입장에서도 데이터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네이버가 북미 시장을 겨냥한 텍스트 기반 UGC 플랫폼 '씽스북'을 선보였다. (사진=네이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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