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이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무게중심이 피지컬 AI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 단계를 넘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행동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미국과 중국은 물론 한국도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AI 다음 단계는 로봇공학"이라고 강조한 가운데, 피지컬 AI 시장은 2030년 100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젠슨 황 CEO는 올해 초 CES 2026 기조연설에서 AI의 다음 단계로 로봇공학을 지목하며 피지컬 AI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대만 GTC 등에서도 "다음 큰 물결은 몸을 가진 AI(Physical AI)"라고 언급하며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그는 "로보틱스는 한국의 다음 주요 산업이 될 수 있다"며 국내 제조업 경쟁력과 AI 역량의 결합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의 착수보고회에서 로보티즈 AI 워커가 시연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스마트폰이 모바일 혁명을, 전기차가 모빌리티 전환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새로운 산업 축이 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입니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들도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과 자율기계 분야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릅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피지컬 AI 시장 규모는 2025년 225억달러(약 33조원)에서 2030년 643억달러(약 93조원)로 연평균 23.3% 성장할 전망입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최근 보고서에서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차량·로봇·드론을 포함한 피지컬 AI 기기 누적 출하량이 1억4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I가 소프트웨어 중심 산업에서 하드웨어와 결합한 실물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성장성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은 이미 휴머노이드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비롯해 피규어AI 등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특히 피규어AI는 범용 AI 모델을 기반으로 실제 현장에서 확보한 8시간 분량의 작업 데이터를 가상환경에서 200시간 규모로 확장 학습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와 오픈AI도 로봇용 AI 모델과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에 적극 나서며 생태계 확대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추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니트리를 비롯해 UB테크, 애지봇 등 로봇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무인배송, 무인약국 등 로봇 서비스 규제를 완화하며 상용화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AI 모델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중국은 제조 역량과 공급망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G전자(066570)는 클로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로봇 사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넘어 AI 기반 지능형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크래프톤(259960)과 NC AI 등도 디지털트윈과 가상환경 생성 기술을 활용한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부는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통해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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