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의존 탈피…정부, 피지컬 AI 국산화 시동
정부 피지컬AI 산학연 컨소시엄 출범
월드모델·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독자 기술 확보
2년간 340억원 투입…제조·물류 현장 실증
2026-06-09 16:56:18 2026-06-09 17:07:49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그동안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았던 피지컬 인공지능(AI) 핵심 기술 국산화에 본격 나섰습니다.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직접 판단하고 행동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피지컬 AI 분야의 기술 주권 확보에 나선 것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고 사업 추진 계획과 연구개발 방향을 공유했습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앞으로 AI는 단순 생성형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에이전트 수준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가상세계에서 물리 법칙을 학습하는 월드모델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9일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의 착수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피지컬 AI는 AI가 로봇과 자율기기 등에 적용돼 실제 환경에서 인식·판단·행동을 수행하는 기술입니다. 국방, 제조, 물류, 농업, 돌봄 등 다양한 산업 혁신을 이끌 차세대 국가 전략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피지컬 AI 구현을 위해서는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 월드모델 기술이 핵심으로 꼽힙니다. 월드모델은 현실 환경의 물리법칙과 상황 변화를 학습해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기술로,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작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하지만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는 그동안 시뮬레이션 플랫폼과 핵심 기술 상당 부분을 해외 솔루션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에 정부는 국산 시뮬레이터와 월드모델 원천기술을 확보해 차세대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피지컬 AI 선도기술개발 사업의 착수보고회'가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사업에는 LG전자(066570)를 주관기관으로 마음AI(377480), 로보티즈(108490), 홀리데이로보틱스, 크라우드웍스, KT(030200), 알체라(347860),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이 참여합니다.
 
LG전자는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연계, 시뮬레이션 기반 실증을 담당합니다. 마음AI는 제조 공정 분야 실증과 월드모델 개발을, KT는 월드모델을 활용한 파운데이션 모델 데이터 구축을 맡습니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국산 시뮬레이터 개발을, 로보티즈는 로봇 하드웨어 개발과 행동 데이터 생성에 나설 예정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부터 2년간 총 34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피지컬 AI 핵심 기술 확보를 추진합니다. 월드모델의 현실 시뮬레이션 성능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의 전이 성능을 고도화해 실제 로봇 작업 성공률을 글로벌 최고 수준인 14.5%에서 2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위해 월드모델 학습,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연계, 실증, 성능 평가, 재학습으로 이어지는 실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제조·물류 현장에서 반복 검증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연구실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 확보와 사업화 성과 창출도 추진합니다.
 
정부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정책 지원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최근 과학기술 관계 장관회의에서 피지컬 AI를 주요 의제로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류 차관은 "과거 TDX 개발 당시 연구진들이 혈서를 쓰는 각오로 교환기 국산화라는 기적을 이뤄냈던 것처럼 이번 사업도 같은 각오와 사명감으로 추진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도 산학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홍 원장은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로 진화하면서 AI 2.0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피지컬 AI는 데이터와 플랫폼, 반도체, 하드웨어가 모두 결합돼야 하는 AI 기술의 종합예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월드모델이라는 단단한 초석 위에 데이터와 하드웨어가 최적화될 때 진정한 피지컬 AI가 구현될 수 있다"며 "산학연 원팀 전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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