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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재벌총수도 '주식담보'…조석래 효성 회장 일가만 1.3조
3명 중 1명꼴로 주식 담보 잡혀…현대차 등 8곳은 지분 담보 '제로'
2016-10-12 18:05:16 2016-10-12 18:24:33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30대 재벌그룹 총수일가 3명 중 1명이 대출 등을 위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악화에 따른 단기 유동성 마련에 지분이 쓰이는가 하면,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필요한 자금 마련에도 보유 주식이 담보로 활용됐다.
 
12일 CEO스코어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30대그룹 총수일가 363명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30일 기준 110명(30.3%)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담보로 잡힌 주식의 총 가치는 6조4173억원으로 전체 보유주식 가치 67조8616억원의 9.5%에 해당한다. 특히 주식을 담보 잡힌 이들 중 1970년생 이후 젊은 층이 56명(50.9%)으로 나타났다. 증여를 받거나 가업 승계 등을 위한 자금 마련의 목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룹별 주식 담보 금액을 보면 효성이 가장 많았다. 4명이 총 1조3668억원 규모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었다. 이는 조석래 회장 일가가 보유한 총 주식가치(1조7958억원)의 76.1%에 해당한다.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이 54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5068억원, 조 회장 2839억원, 조 회장의 부인 송광자씨 277억원 순이었다.
 
이어 두산이 총 8677억원의 주식이 담보로 잡혀 있었다. 담보 제공자만 무려 15명에 달한다. 박정원 회장이 136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박지원 부회장(908억원),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778억원), 박진원 전 두산 사장(777억원) 순이었다. CJ는 이재현 회장 홀로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으며, 담보 대출액은 8370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LG(7402억원), SK(6938억원), GS(5985억원), 한화(5335억원), 롯데(1980억원), 한진(1693억원), OCI(1660억원) 순으로 주식 담보 제공액이 많았다.
 
사진/뉴스토마토
 
전년 대비 담보로 제공된 주식의 비중이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현대였다. 현정은 회장 일가는 지난해 10월말 기준 보유한 총 주식가치 2073억원 중 100억원을 담보로 제공해 담보비중이 4.8%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총 주식가치 2723억원 중 1166억원을 담보로 잡히며 담보비중(42.8%)이 급상승했다. 현대상선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 회장이 대출을 위해 보유주식을 담보로 잡힌 결과다. 한진 역시 해운업 불황으로 담보비중이 크게 늘었다. 조양호 회장 일가의 주식 담보비중은 같은 기간 17.8%에서 54%로 수직 상승했다. 
 
개인별로는 이재현 CJ 회장이 8370억원으로 주식담보 규모가 가장 컸다. 조현준 효성 사장(5483억원), 조현상 효성 부사장(5068억원) 순으로 3위권을 형성했다. 이어 김승연 한화 회장(3891억원), 최태원 SK 회장(3185억원), 조석래 효성 회장(2839억원), 최창원 SK가스 부회장(2296억원), 신동빈 롯데 회장(1980억원), 구광모 LG 상무(173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대차·현대중공업·신세계·대림·현대백화점·미래에셋·하림·금호아시아나 등 8개 그룹은 담보로 제공된 총수일가 주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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