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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모바일' 고개드는 '가전'
LG 모바일 계속된 적자, 삼성마저 영업익 곤두박질…가전 간판위상 되찾아
2016-10-23 17:51:42 2016-10-23 17:51:42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스마트폰과 가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경제를 먹여살리던 스마트폰이 거듭된 부진과 예상치 못한 악재로 휘청이는 사이, 손익분기점 달성에도 전전긍긍하던 가전은 호의적인 대외환경과 함께 프리미엄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며 확실한 부활에 성공했다. 스마트폰의 공백을 가전이 메우면서 전통적 간판의 위치도 되찾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를 호령하던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향후 발화 원인 규명과 추가 손실 등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LG전자는 G3 이후 전략 스마트폰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한때 MC사업부 해체설까지 시달려야 했다. LG V20을 내놨지만 흥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좁은 국내시장에 의존하면서 글로벌 입지도 크게 위축됐다.
 
위기에 직면한 현실은 올해 하반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당초 7조8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 감소한 5조2000억원으로 수정해야만 했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IM)는 갤럭시노트7 손실 반영에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4분기 2조원 수준으로 영업이익 회복이 예상되지만, 이조차도 역대급 최저 수준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라 내년 1분기까지 삼성전자가 입을 기회손실 및 리콜·마케팅 비용 등 총 손실액은 7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의 경우 사실상 가전이 먹여 살리는 형국이다. 모바일 사업을 영위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57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며, 그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190억원으로 시작된 적자행진은 3분기 960억원, 4분기 610억원, 올 1분기 2020억원, 2분기 1540억원 등 점입가경이다. 전략 스마트폰 V20의 출시에도 MC사업부의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3분기 예상 영업손실은 3900억원, 4분기에도 3470억원으로 최악의 적자가 예상된다.
 
사진/뉴스토마토
 
반면 가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각각 (초)프리미엄 제품군을 통해 중국 가전업체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양사는 하반기 예년보다 무더웠던 여름 날씨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진행했던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 환급정책 및 코리아세일페스타, 연말 북미 최대 세일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내외적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사업부(CE)는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2100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이후 매분기 회복세를 보여왔으며, 올해 2분기에는 1조원을 달성하며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3분기 예상 영업이익(IBK투자증권 전망)은 8000억원, 4분기 역시 9000억원 수준으로 견조하다. 손익분기점 수준을 맴돌았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4.8%, 2분기 8.9%로 급상승했으며, 3, 4분기에도 7% 이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LG전자의 경우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꾸준한 활약 속에,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세가 돋보인다. HA사업부는 지난해 매분기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일궈내며 간판 사업부로 자리매김했다. 올 1분기 4080억원, 2분기 4340억원을 기록하며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3분기 2940억원, 4분기 1590억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HE사업본부의 부활도 더해졌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70억원으로 흑자전환한 이후 올 들어 매분기 3000억원 이상(1분기 3350억원, 2분기 3570억원)을 기록 중이다. 3분기에는 3070억원, 4분기 2010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기간을 포함해 9월 한 달 간 삼성전자 국내 프리미엄 4도어 냉장고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금액 기준 60% 이상, 액티브워시 기획 모델은 기존 판매되던 같은 용량 모델 대비 대수 기준 약 40% 이상 판매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매 호조는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LG전자 시장점유율은 27.2%로 1위를 유지했고, 냉장고에서도 18.2%로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서는 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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