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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내가 박 대통령과 동급? 엄청난 인격모욕"
"동급 의사·능력도 없어…김기춘 전 실장과도 아는 사이 아니야"
2016-12-08 15:47:24 2016-12-08 15:52:1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 핵심 인물인 최순실(60·개명 최서원·구속 기소)씨 측이 전날 국정조사에서 나온 진술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씨를 변호하는 이경재 변호사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는 재판과 특별검사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어제 국정조사에 출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한 뒤 “출석을 안 해서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고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설명을 드려야 할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집중된 질문 내용을 보면 언제 김 전 실장이 최씨를 알았느냐에 집중됐고, 왜 모르쇠로 일관하는가 하는 비판이 나와 너무 안타까웠다”며 “최씨는 김 전 실장을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의원들은 질의를 통해 김 실장이 최씨의 이름을 알고 있으니 아는 사이가 아니냐는 듯 한 주장을 하고 있지만, ‘안다’는 것의 의미는 통상의 어의상 ‘서로간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이가 있을 경우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최씨는 김 전 실장을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김 전 실장은 그동안 태블릿PC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최씨의 이름을 처음 알았다고 주장해왔으며, 전날 국정조사에서도 같은 주장을 하다가 시민의 제보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증거영상을 본 뒤 "최순실 이름을 못 들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제 저도 나이가 많아서“라고 진술을 번복했다가 ”이름은 그전에 알았을 수도 있지만 만난 적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일부 증인들이 최씨가 박 대통령과 동급이었다고 진술했는데 이것은 최씨 본인에 대한 엄청난 인격적 모욕”이라며 “동급이 되리라는 의사도 없었고, 그런 능력도 안 된다. 이건 과장도 어마어마한 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씨가 이후 공판 과정에서 지금까지 문제됐던 여러 사실들이 규명되기를 바라고 있고, 법에 따라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런 내용을 변론과정에서 다 얘기하려고 했지만 너무 중요한 사실들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만 나오고 이를 몰아붙이고 있어 답변에 나섰다. 의혹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은택(47·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전날 국회 국정조사에서 박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의원들의 질문에 "굉장히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이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최 씨하고 대통령하고 거의 같은 급에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했다)"고 말했다. 차 전 단장은 박근혜 정권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릴 정도로 실세 행사를 했던 인물이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도 이날 국정조사에서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지고 나서 (최씨가 권력 1위라는) 느낌에 조금 동의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박관천 전 경위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권력서열은 1위 최순실, 2위 정윤회, 3위 박근혜’라고 발언한 바 있다.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와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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