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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자격 강화에 청약 통장 인기도 '시들'
11.3 대책 이후 지난달 청약 신규 가입자 20% 급감
잇따른 금리 인하로 1%대 추락…재산형성 기능 퇴색
2016-12-22 15:58:37 2016-12-22 15:58:3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달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 1순위 자격이 강화되면서 청약 통장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최근 2년 사이 예금 금리도 잇따라 인하되면서 재형저축으로써 효과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 증가율이 올 하반기 들어 처음 감소했다. 7125468, 8165819, 9167676, 10212011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달 들어 165811명으로 줄었다. 전달인 10월과 비교하면 21.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양시장 호황으로 청약 저축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7월 말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가입자 수가 도입 7년여 만에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기준 올해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수는 역대 최대치인 4089453명으로 집계됐다. 청약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3.45% 높은 수준이다.
 
1순위 가입자 수가 늘면서 청약경쟁률도 일부 단지의 경우 수백대 1을 상회할 정도로 치솟았다. 올해 10월 누적 전국 평균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14.711, 인터넷 청약 의무화가 시작된 200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분양권 투자가 증가한 점도 청약 통장 신규 가입자 증가에 한 몫 했다. 청약 당첨 시 곧바로 기존 통장을 해지하고 다음 투자를 위해 신규 가입하는 사례가 증가한 때문이다. 투자수요가 몰린 수도권의 경우 가입일로부터 1년이 지나면 1순위가 되기 때문에 신규 가입을 서두를수록 투자 기회를 빨리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세대주만 1순위 청약이 가능하게 하는 등 강화된 청약 대책이 발표되면서 한 달 새 청약 통장 가입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이미 시장 침체가 시작된 지방에 비해 분양시장 온기가 남아있는 수도권의 감소 폭이 더 컸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지난달 신규 가입자 수가 전달에 비해 21.9% 감소한 데 비해 5대 광역시는 16.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도시의 경우 올해 4·6·7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달 3만명 이상이 새로 가입하며 등락 폭이 적었다.
 
이와 함께 잇따른 청약 통장 금리 인하도 청약 통장의 인기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3월과 6, 10월 각각 0.2%p, 0.3%p, 0.3%p씩 금리를 내린 데 이어 올해 1월과 7월에도 0.2%p씩 금리를 내리면서 현재 1%대로 떨어졌다. 2년 여 만에 연 4%대에서 1%대로 급락한 것이다.
 
여기에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할 경우 1% 초반대로 떨어져 시중 은행의 보통예금에 비해서도 금리가 낮을 수 있다. 주택 마련과 재산 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한 때 '만능통장'이라고 불렸던 의미도 퇴색된 셈이다
 
11.3 대책으로 청약 1순위 자격이 강화되면서 청약 통장 신규가입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 16일 문을 연 부산시 해운대구의 한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대림산업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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