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욕구 채우려 직원들 범법자 만들어…한진 총수일가 경영에서 손 떼야"
전문가들 "재판 받고도 반성 안해…주주들, 손해 커지기 전 결단해야"
입력 : 2018-05-03 19:10:09 수정 : 2018-05-04 20:36:5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3일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매주 이민가방을 통해 사치품을 밀수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오자 시민사회와 법조계, 기업 전문가들은 총수 일가가가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무고한 직원들까지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항공기 사업은 대중성·교통성·공공성·안전성이 핵심인 특수한 분야인만큼,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총수일가가 경영권에서  당장 손을 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노영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이날 “조양호 회장은 이미 일전에 조세포탈로 징역형에 처해진 적이 있는데도 반성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번에 드러났다”며 “법인카드로 사적인 해외 여행을 다닌 적이 있듯이, 자신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 시스템을 이용하는 행위는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총수 일가가 스스로 경영에서 물러나든, 주주들이 결단을 내리든 할 필요가 있다”며 “주주에게 막심한 손해를 끼친 만큼,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상법상 손해배상 등 민사상 책임까지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대기업·재벌 총수가 저지를 수 있는 죄를 모두 저질렀다”며 “총수 일가 5명을 전부 구속해도 할 말이 필요 없을 지경”이라고 평가했다. 안 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대한항공 직원 등이 최근 연이어 집회를 하는 모습도 총수 일가 행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부끄럽고 불안해서 비행기를 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직원 입장에선 총수 일가의 횡포도 횡포지만, 국민의 시선 역시 회사를 정상적으로 다니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안 소장 말대로 피해자격인 대한항공 직원들은 최근 그룹 총수일가의 경영퇴진을 주장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 등 일반직원들은 지난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촉구대회'를 연데 이어 오는 4일‘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STOP) 촛불집회’를 광화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경제학 박사이기도 한 오영중 변호사(법무법인 세광)는 이번 일련의 사건들이 한진그룹 만의 문제가 아니라, 총수 일가가 지분에 비해 과도한 권한을 보유해서 일어나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오 변호사는 "재벌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경영권을 장악하는 현상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지분이 적은 만큼 법적 책임도 미미한데도, 실제 권한은 몇백배 크다"고 설명했다.
 
재벌 총수일가의 '갑질'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하면서 이에 대한 대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자력이 떨어지는 구성원을 경영에서 과감히배제하는 한편, 경영행태를 외부에서 직접 견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 변호사는 “일단 오너들이 경영윤리가 부족한 자식을 경영권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대기업들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등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경영윤리를 평가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총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은 회사 내부감시기구가 형식만 갖췄을 뿐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총수를 견제하지 않는) 사외이사에게도 책임을 묻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항공일반노조·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월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양호 회장 일가 규탄 및 적정인력 확보 등 근무 환경 개선과 오너일가의 갑질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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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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