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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서 고전…자동차 소재업체도 '우수수'
사드 보복에 따른 차 판매량 감소 영향…"원료비 부담 늘고, 판매량 감소 우려"
2018-08-21 15:56:52 2018-08-29 11:44:5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현대자동차발 악재에 자동차 소재 기업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현지에 동반 진출한 소재 업체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심화로 중국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현지 진출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차량 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소재기업들은 올 상반기 적자전환하거나 손실폭을 키우는 등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LG화학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중국 광저우와 텐진, 충칭 등 해외생산 법인은 올 상반기 각각 62억원, 30억원, 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법인들은 자동차와 기계, 전자 부품에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만든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범용 플라스틱보다 강도가 높아 금속을 대체하는 소재로 고부가 제품으로 분류된다. 삼양사의 해외 생산법인도 올 상반기 손실액이 17억원이다. 삼양사는 중국에 삼양공정소료상해유한공사(지분율 100%)를 두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만들어 현지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코오롱플라스틱의 베이징법인과 상하이법인도 각각 1억7900만원, 1억5500만원의 적자를 냈다.
 
 
 
또다른 차량 소재인 기능성 플라스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GS칼텍스가 100% 지분을 소유한 GS칼텍스(랑방)소료유한공사와 GS칼텍스쑤저우플라스틱도 각각 15억원, 1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소료유한공사와 쑤저우플라스틱은 자동차와 가전부품 등에 쓰이는 기능성 플라스틱인 복합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한다.
 
고부가 플라스틱 제조사들이 일제히 수익성이 저조한 이유는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가 현지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보복의 여파로 작년 전체 판매량이 전년보다 31.3% 급감했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보다 26.2% 증가했지만, 기저효과가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중국 위안화 약세에 따른 원료 수입가격 상승, 미국의 무역보복으로 인한 완성차 업체들의 부진과 그에 따른 부품업체들의 공장 가동률 저하 등 중국 안팎의 사정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석유화학업계 고위관계자는 "소재 기업들이 주로 국내 완성차, 가전업체 위주로 공급을 하다보니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며 "중국 기업으로 거래선을 넓히거나 생산 품목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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