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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아날 구멍 없는' 지방 주택시장…경기침체 국면 장기화
아파트값 하락폭 커지고 미분양 증가…"지방 거점 경기 활성화 필요"
2019-01-02 15:21:51 2019-01-02 15:21:51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지방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올해도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서울 집값은 안정세가 예상되지만 미분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지방은 침체 우려가 짙다. 과잉 공급과 지방 산업 침체로 주택매매 수요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라 지방 주택 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 내에서 서울과 지방 간의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 시내 전경. 사진/뉴시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시장은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수도권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3.31% 오르는 동안 지방은 0.86%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7년 같은 기간 수도권 2.36%의 상승폭, 지방 0.68%의 낙폭을 기록했던 것보다 격차가 더욱 커진 것이다. 서울과 지방 아파트값도 양극화가 심화됐다. 서울은 지난해 1~12월 동안 8.03%로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지방은 -3.09%를 기록했다. 지방 아파트값은 계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방 아파트값은 2017년  0.41%의 하락세에서 지난해 3.09%로 낙폭이 커졌다. 
 
무엇보다 지방은 미분양 적신호가 켜졌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 6만122가구 중에서 지방이 5만3622가구라고 밝혔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날 28차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수도권 5곳과 지방 30곳 총 35개 지역을 선정했다. 지난해 강원 속초시와 경북 경산시 2곳의 미분양이 증가하며 추가됐다.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27차 미분양관리지역은 강원 고성군과 충북 음성군, 전북 완주군, 전남 목포시 등 지방 4곳이 신규 지정됐다. 이어 28차에서 2곳이 추가됐다.
 
지방 분양시장 역시 위축되고 있다. 최근 3~4년간 지방아파트 공급 과잉 누적과 더불어 지방 산업 거점의 경기 침체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급격하게 경색되는 분위기다. 해당 지역은 청약경쟁률이 된서리를 맞았다. 미분양 증가로 인해 지방의 집값 하락 등 하방압력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지방 분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지난해 분양 예정 단지들을 해를 넘겨 지연시킨 상황이다.
 
실제 지방 분양시장은 초기 분양률(분양개시일 이후 3~6개월 사이 민간아파트 분양률)이 50%대에 그칠 정도로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지방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의 평균 분양률은 58.6%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분양률(84.1%), 수도권 분양률(95.3%)과 비교했을 때 30%포인트가량 낮은 셈이다. 
 
업계는 이같은 침체국면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은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0.9%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정부가 3기 신도시 공급 등 수도권에 30만 가구 주택을 신규 공급하고 서울로 통하는 교통망을 확충하는 가운데 수요가 수도권에만 쏠리며 지방 주택시장은 더욱 침체될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그나마 정부가 부산 진구, 남구, 연제구, 기장군(일광면) 등 4곳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일부 지역은 미분양이 감소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업계는 이처럼 지방의 경우 규제지역을 풀어 경기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도 침체된 지방 부동산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부동산 시장은 지방에 거점을 두고 있는 산업 경기가 크게 영향을 끼친다"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 주택 시장에 대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수도권의 집값을 잡기 위한 세금·대출·공급 등 대책을 시행하면서도 지방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동시에 시행하는 이른바 '양면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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