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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박철웅 실용화재단 이사장 "스마트팜 패키지로 북방농업수출과 일자리 창출 앞장"
올해 카자흐스탄 1640만달러 수출계약…인도 진출도 타진
"농업창업 성공률 100% 달성하고, 종자 인프라 완성하고파"
2019-04-18 06:00:00 2019-04-18 06:00:00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취임 100일을 갓 넘긴 박철웅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은 조만간 카자흐스탄으로 떠난다. 스마트팜 설비와 농자재, 품종을 하나로 묶은 '스마트팜 패키지'를 지난달 340만달러 수출했는데, 이달에 또 13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기로 한 것이다.
 
실용화재단이 북방농업수출 선두에 서있다. 농업분야 수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 판로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은 한국 제품의 품질이 네달란드·일본 등 선진국 제품과 유사하지만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올해는 중앙아시아를 넘어 인도까지 시장을 넓히겠다는 박철웅 이사장의 비전을 들어봤다.
 
취임 100일을 하루앞둔 지난 9일 박철웅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사장은 전북 익산 재단 이사장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이사장은 "농업 벤처창업 성공률 100%를 달성하고, 종자 인프라를 완성한 이사장으로 남고싶다"고 말했다. 사진/실용화재단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역할이 궁금하다.
 
실용화재단은 농촌진흥청 산하의 공공기관이다. 우수한 농업기술을 농민들이 이해하고, 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중개·매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즉 농진청의 우수한 기술이 농업 전반에 쉽게 쓰이도록 하고, 혜택이 일반 국민에게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 농민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종자를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농진청에서 해마다 200개의 종자를 연구·개발 하는데 이중 절반가량을 직접 생산해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벤처창업도 육성한다. 농업생명 벤처창업에 대한 분위기를 확대하기 위해 기초부터 성장과정까지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실용화재단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업무계획은.
 
요즘 일자리 문제가 커지면서 젊은이들이 취업자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농업분야에서 상당한 힘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재단은 농식품벤처창업지원사업을 통해 농식품 관계기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창업자에 필요한 기술과 자금·판로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작년에 50억원 예산으로 150개 업체를 선정해 농업생명 벤처창업을 키웠는데 올해는 예비창업자 110명을 추가로 모집해 총 250개 업체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교육시킬 계획이다. 때문에 관련 예산을 90억원으로 늘렸다. 농업창업 업체는 규모가 작은 곳은 부부가 운영하는 사례가 많고, 큰 곳은 20명 정도다. 5년 정도 교육을 받고 졸업하는데 이를 통해 작년에만 710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올해는 850개 신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단의 지원을 통해 기술사업화에 성공한 우수사례가 있다면.
 
충북 진천의 '참선진녹즙'을 예로 들고 싶다. 참선진녹즙 이재현 대표는 새싹보리녹즙을 개발해 진천지역에서 유통하고 있다. 보리는 보통 벼를 수확한 다음 11월에 농사를 짓는다. 보리를 농사해 돈 버는 것을 10이라고 본다면 이 대표는 30~40을 벌고 있다. 이는 보리가 자라면 싹이 올라오는데 15센치미터 정도 됐을 때 영양분이 가장 좋다. 이 대표는 바로 이때 베어서 말려 사과나 배 즙 등을 섞어 녹즙으로 판매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우유 배달처럼 아침마다 배달하는데 간 회복과 숙취, 고혈압, 골다공증에 좋다는 효능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2015년 기술이전을 받은 후 매출이 201627000만원에서 작년 64000만원으로 뛰었고, 올해는 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고용도 201627명에서 올해 40명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매출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잡은 성공적인 사례다.
 
올해부터 실용화지원사업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차이점은 무엇이며 기대되는 성과는.
 
재단은 특허창출부터 시제품제작, 제품공정 개선을 거쳐 판로개척·수출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상당히 많은 농산업체의 기업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성과가 있었다.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약 814개 과제에 523억원을 지원했다. 재단이 농산업체가 농식품 분야 기술사업화를 이루는데 조력자 역할을 한 것이다. 지원 제품 매출액은 총 972억원에 달하고 신규일자리도 1373명을 만들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우수한 업체가 더욱 더 많은 지원을 받아 실질적인 열매를 맺도록 하려고 한다. 특히 싹수가 보이는 사업이라면 과감히 투자할 예정이다.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한도도 기존 8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늘릴 것이다. 우리 농식품 기업이 만든 기술과 제품이 사업화되고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한다면 농산업체의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농식품 벤처·창업 지원 규모가 확대되면서 실용화재단은 전주 한옥마을에 농식품 벤처·창업제품 판매관을 10일 열었다. 마켓 영농하게는 2016년 서울 1호점(aT센터), 2호점(부산 국제시장 609청년몰)에 이어 이번 3호점(전주 한옥마을)을 개설하게 됐다. 박철웅 이사장은 매장을 둘러보며 "마켓 영농하게가 창업기업의 판로를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사진/실용화재단
 
 
최근 스마트팜 패키지를 카자흐스탄에 수출계약 했다. 농업수출 확대 방안과 세부내용은.
 
오는 22일 한국기업과 재단, 현지업체간 3자 수출계약을 맺으러 카자흐스탄으로 떠난다. 지난달 340만달러 수출계약을 완료했는데, 이번에 1300만달러 규모의 추가계약을 딴 것이다. 스마트팜 패키지는 스마트팜 설비 뿐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농자재와 품종을 하나로 묶은 것을 말한다. 최근 정부가 신북방지역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에 발맞춰 재단도 농업수출 선두에서 수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유라시아의 관문 카자흐스탄 테스트베드를 기반으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시장까지 진출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카자흐스탄 수출계약에 성공한 스마트팜 설비는 농진청에서 연구된 성과를 활용해 개발된 첫 수출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북방지역의 시설재배 설비 시장은 네덜란드 제품이 장악하고 있었는데 한국 기업이 시운전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잡았다. 한국 제품의 성능이 네덜란드만큼 높지만 가격경쟁력이 70%정도인 점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스마트팜패키지는 일자리 양성까지 이어진다. 패키지인 만큼 기술 전수가 필수적인데 젊은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국내 일자리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청년들로 하여금 해외로 눈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경험도 쌓을 수 있다. 패키지 수출 관련 농업분야가 잘 이뤄진다면 반도체·자동차 등 산업분야 보다 훨씬 부가가치가 높을 수 있다고 본다. 올해 인도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10100일을 맞았다. 농진청에서 40년간 공직생활을 한 농업전문가인데 앞으로 비전을 실현하고 싶은가. 또 어떤 이사장으로 평가받고 싶은지.
 
재단은 농진청이 개발한 우수한 기술과 신품종을 일선 수요자들이 빠르게 받아 그것을 기초로 농사가 잘되게 하고, 돈을 잘 벌게 하는 것이 핵심 목표와 사명이다. 그간 종자관련 인프라가 부족했는데 앞으로 2~3년 내 3000톤을 보관할 수 있게 하고 싶다. 벼는 3년에 한번씩 신품종을 갈아줘야 건강하다. 임기내 관련시설 구축완성으로 언제든 보관하고 있다가 농가가 필요할 때 줄 수 있도록 종자 인프라를 완성한 이사장으로 남고 싶다. 또 농산업을 희망하는 벤처창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관련정보를 제공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현재 춘천과 서울, 세종 등 5개 벤처센터가 운영 중인데 올해 부산과 수원에 센터를 추가할 것이다. 창업 성공률이 40% 수준이지만 향후 재단의 전문기술과 후원을 더 활성화 해 성공률을 100%로 끌어올리고 싶다.
 
익산=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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