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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상반기 신규채용 소폭 늘린다
4대 은행 채용계획 확정…호실적·희망퇴직 영향
2019-04-21 12:00:00 2019-04-21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권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가운데 채용규모를 전년보다 소폭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이어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라 신규채용 여력이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 신규채용을 시작했거나 계획을 잡고 있다. 지난 18일 우리은행은 상반기 300명 일반직 신입사원 모집을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00명 많은 인원을 모집한다. 지난주 농협은행은 전년 대비 40명 증가한 360명을 신입공채 최종발표를 했다. 하반기 채용계획도 인력 수급을 지켜보고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신규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300명을 채용한 신한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지 않고 있지만 비슷한 규모의 채용이 예상된다. KEB하나은행도 3년 만에 상반기 채용공고에 나설 방침이다. 작년 상반기 특성화고 전형을 모집했던 국민은행도 보훈특별고용을 진행중이다. 신규채용은 하반기에도 작년(400명) 수준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아직 채용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4대 시중은행은 작년 상반기 신입공채(891명)에 비해 소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신입채용 여력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은행 실적은 지난 몇 년 간 호조세를 이었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계는 10조4850억원이다. 전년도 9조7791억원 비해 7.2%(7059억원)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는 올해 1분기 은행 실적도 상승세는 주춤하지만 외부요인을 제외한 실적은 전년동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은 적극적인 희망퇴직 단행과 신규 채용으로 '항아리형 조직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4대 은행은 지난해 4322명의 희망퇴직자를 내보낸 데 이어 올해도 2000여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독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금융산업의 자체 일자리 창출 기여도'와 '대출·투자 등을 통한 다른 산업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해 경영실태평가 지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금융 강화를 위해 신입사원 채용에서부터 IT(정보기술)인재 확보에 신경을 쓰는 점도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올해 공채부터 IT디지털 직무를 IT·디지털로 각각 뽑기로 했다. 농협은행도 다음 공채부터는 디지털 역량 인재 채용을 강화한다.
 
은행들은 일자리 만들기에 대한 대내외적인 요인에 고심을 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 확대에 따라 대면 업무가 축소되는 만큼 신규 채용을 마냥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의 영업점수는 지난 2015년 말 3924개에서 지난해 말 3564개로 10% 가까이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업황이 불투명해 채용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없지만,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신규 채용 여력이 생겼다"며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대응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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