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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치아보험 과당경쟁 출혈…잇따라 보장 축소
지난해 과당경쟁 여파…손해율 증가로 역마진 우려
2019-04-24 15:00:39 2019-04-24 17:46:44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보험업계가 지난해 경쟁적으로 판매한 치아보험의 보장을 축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업계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가 무리하게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기 위해 치아보험 판매를 집중한 부작용으로 분석하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동양생명 등 지난해 치아보험을 내놓은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의 보장을 낮추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대면채널에서 판매하는 치아보험에 대해 감액기간(90일 이후 2년 이내)내 보험금 지급률을 70%에서 50%로 낮췄다. 
 
감액기간이란 해당 기간내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가입금액의 일부만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고를 미리 인지한 상황에서 보험금을 수령하는 고객의 역선택을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안정장치이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금 지급 비율을 낮춰 손해율을 줄이는데 활용한다.
 
메리츠화재는 이밖에도 텔레마케팅(TM) 등의 인바운드 판매를 중지했다.
 
동양생명은 '수호천사더좋은치아보험'의 1형(일반형) 상품의 임플란트 특약 가입한도를 기존 1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낮췄다. 프리미엄형인 2형의 경우 GA채널 판매를 중단했다. 2형은 목돈이 많이 드는 임플란트, 브릿지 등 보철치료를 가입 1년이 지난 후부터 연간 한도없이 무제한 보장하는 상품이다.
 
이처럼 보험업계가 치아보험의 보장을 줄이고 있는 데는 지난해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보험사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자본 변동성이 적은 보장성 보험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치아보험을 활용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치아보험 관련 통계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앞다퉈 상품을 쏟아냈고, 보험설계사들에게 과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판매에 열을 올렸다. 각 보험사들은 치아보험 유치를 위해 설계사에게 판매 수수료 외에도 별도 지급하는 인센트브를 월납 보험료의 최대 600%까지 지급하기도 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 도입 준비를 위해 보장성보험 상품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치아보험에 대한 보험사들의 판매경쟁이 심화됐다"며 "결국, 손해율 증가로 기존대로 상품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면서 보장을 줄이는 등 치아보험의 판매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앞다퉈 판매 경쟁을 하던 치아보험의 보장을 줄이고 있다. 환자가 의사에게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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