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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청원 배후로 '북 음모론' 제기하는 한국당…정치권 일제 비판
정용기 "한국당 해산 청원, 북한 지령받는 세력 기획 의심"
2019-05-02 16:47:22 2019-05-02 16:47:22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은 자당의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관련해 '청원 참여 조작'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선 일제히 해묵은 색깔론을 동원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2일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의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우리민족끼리'라고 하는 매체에서 지난달 18일 한국당을 해산시키라는 발표를 하니까 바로 나흘 뒤인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국당 해산 청원이 올라왔다"면서 "북한의 어떤 지령을 받는, 이런 세력들에 의해 기획되고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30분을 기점으로 한국당의 해산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상 최다인 169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해산을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정부의 공식답변 요건인 28만명을 넘어섰다.
 
정 의장은 "1초에 30명씩 청원이 들어오고 한 사람이 무한 아이디를 생성해서 할 수 있는 이 청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게다가 대대적인 매크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속도로 청원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의 '청원 북한 배후' 주장에 대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은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색깔론으로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수법은 독재 시기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한국당은 과연 언제쯤이면 그 '만성적인 유혹'에서 손을 뗄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바른당 이종철 대변인도 "한국당의 '북한 배후론'은 과도하고 난데없기만 하다"고 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명백한 국민 여론을 색깔론으로 호도하는 지병이 또 도진 것"이라면서 "국회 폭력 사태에 반성은커녕 국민 여론에 색깔을 덧씌우다니, 국민을 대변하는 정치인의 자질 자체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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