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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수사단', 김 전 차관 '뇌물혐의 영장청구 방침
'명품가게 보증금 1억' 제3자 뇌물 검토…김학의 14시간 30분만에 귀가 "성실히 임했다"
2019-05-10 08:13:06 2019-05-10 11:26:32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이른바 '김학의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전날 오전 10시쯤부터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건설업자 윤중천씨와의 관계 및 금품 수수, '별장 동영상'에 대한 사실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김 전 차관은 14시간30분여에 걸쳐 조사를 받은 뒤 10일 오전 0시30분쯤 귀가 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뇌물수수와 성범죄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묵비권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혐의 전반을 부인했다. 특히 공소시효와 대가성과 관련한 법리가 집중돼 있는 피해 여성 이모씨의 윤씨에 대한 채무 1억원을 면하게 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관계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6년 김 전 차관 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으로, '별장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사단은 앞서 윤씨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윤씨가 2007년 이씨에게 명품 가게 보증금 1억원을 빌려줬지만 되돌려 받지 못했고 2008년 이씨를 횡령죄로 고소했으나 김 전 차관의 요구로 취하하고 돈 역시 받지 못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차관은 윤씨가 이씨에게 돈을 건넨 것은 빌려준 것이 아니라 선의 차원에서 증여한 것이고, 본인은 이와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그러나 윤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씨에게 건네진 1억원이란 돈이 단순한 선의로 준 금액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거액인 점, 윤씨가 돈을 포기한 배경에는 당시 검찰 고위 간부였던 김 전 차관에게 사건 무마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는 점, 그 전후에도 김 전 차관에게 지속적으로 적지 않은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점 등에 주목하고 뇌물 및 제3자뇌물 수수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는 수사단 조사에서 2007~2008년 김 전 차관에게 승진 답례금으로 사용할 500만원을 비롯해 명절 떡값과 골프접대 후원금, 1000만원 상당의 그림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뇌물액이 1억원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공소시효가 15년이다.
 
이 일이 있었던 2007~2008년 김 전 차관은 검사장급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과 춘천지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윤씨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김 전 차관이 이씨를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주기적으로 만나는 등 매우 가까운 관계였다고 여러차례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는지 여부 등을 물었으나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만 말한 뒤 서둘러 서울동부지검 청사를 빠져나갔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에 대한 조사와 앞서 진행한 압수수색 결과 참고인 진술, 윤씨에 대한 조사 내용 등을 종합 검토한 뒤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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