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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기대감에 채권 투자? 이미 선반영돼 가격 부담
"차라리 저가 메리트 생긴 주식이 유리"…해외채권 추천도
2019-05-29 06:00:00 2019-05-29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최근 시장에는 하반기 기준금리(현 1.75%) 인하 기대감이 물씬이다. 오는 31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유독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당장 5월 기준금리는 '동결'이 예상되지만, '금리인하'를 암시할 수 있는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하반기 중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투자전략 차원에서는 금리인하가 곧 수혜로 연결되는 채권으로 관심이 옮겨간다. 실제 최근 3개월 사이 국내 및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각각 1조원 넘는 자금이 빠졌지만 채권형펀드로는 국내와 해외로 각각 4조원, 1조원이 순유입됐다. 
 
하지만,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그동안 국내 채권금리가 꾸준히 하락한 상황이라 지금 시점에서는 가격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상반기 내내 모멘텀 부재와 실적부진, 대외 변수에 시달린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으라는 조언이 나온다. 
 
 
 
채권투자 관심 높아졌지만…"금리인하 기대감 이미 반영"
 
최근 일부 금통위원이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 발언을 내놓으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시사한 만큼, 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채권투자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옮겨붙는 것은 금리가 낮아질 때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채권과 금리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가격이 오르는 구조다. 채권펀드를 예로 들면 금리가 오를 때는 펀드에 들어있는 채권값이 떨어져 펀드 수익률이 떨어진다.  
 
하지만 지금 채권금리에는 이미 이런 기대감이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652%(27일 마감가)로, 최근 1년 사이 꾸준히 하락했다. 1년 전 금리는 2.208%였다. 현재 국고채 3년 금리는 기준금리(1.75%)보다도 낮은 상태다. 회사채(3년·AA-)금리도 지난해 5월말 2.829%에서 현재 2.131%로 하락했다.
 
채권금리가 하락한다는 것은 내가 돈을 주고 살 채권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의미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부담이 커진 셈이다. 
 
서준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국고채 3년 금리가 기준금리(당시 1.5%)보다 높았다. 이럴 때는 채권에 투자할 가치가 있지만 현재는 오히려 조심스러운 시기"라면서 "채권값이 비싸진 반면 오히려 주식이 싼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이라 주목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해외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전략도 있다. KB증권 지난 21일을 시작으로 '해외채권 투자'를 주제로 한 자산관리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채권트레딧팀장은 "국내금리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걸로 보는데 이렇게 되면 해외투자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고객의 자금성향에 따라 고금리를 원할 경우 신흥국채권,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보면 달러화표시채권을 권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11월 기준금리가 25bp(0.25%p) 인하될 걸로 전망하면서, 하반기에 채권시장은 국고채 3년물 1.55~ 1.85%, 5년물 1.65~ 1.90%, 10년물 1.70~ 2.00%, 30년물 1.75~ 2.05% 범위에서의 등락을 예상했다. 
 
한편에서는 막상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인하로 인한 시중의 유동성이 투자자산으로 유입되는 게 아니라 부동산 위주로 흘러들어가니 금리인하 결정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모멘텀 잃은 국내주식, '조정'이 기회
 
그런가 하면 국내 주식시장은 투자심리가 꺾일 대로 꺾였다. 최근 코스피와 원화가치의 상대적인 부진이 심화된 것은 미중 무역분쟁의 민감도가 높고, 경제성장이 부진한데다 기업이익 전망도 악화된 탓이다. 하지만 투자전략 차원에서는 오히려 지지부진한 시황이 지속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는 조정을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올들어 5월 현재 미국 S&P500지수가 1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7% 올랐지만 코스피 상승률은 1%도 되지 않는다.  
 
KTB투자증권은 하반기에 주식시장 조정을 매수기회로 삼자고 제언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매크로팀장은 "글로벌 전반에 걸쳐서 올해보다 내년 기업이익 성장은 긍정적일 걸로 예상되는데, 특히 국내 기업이익 성장률 전망 변화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 이익 전망이 비교우위에 있는 업종으로는 조선, 반도체, 건강관리, IT하드웨어, 화학을 꼽았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 고점은 1200원 내외, 저점은 1050원선이었다"며 "환율은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환율이 하락전환(원화 강세)하면 한국 주식시장도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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