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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기 하강에…기준금리 인하론 급부상
"한은 금리 인하시 부동산 시장 활성화 기대↑"
2019-06-10 18:29:22 2019-06-10 18:29:22
[뉴스토마토 최용민·정초원 기자] 국내 경기 하강 우려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도 커지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경기 부양책의 일환인 금리인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면 부동산 시장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른다.
 
10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소 모습. 사진/뉴시스
 
10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최근 호주 등 주요국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들이 경기 하강에 무게를 싣고 있어 금리인하론이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완화적 통화기조의 중요성을 큰 틀에서 강조했다. 그는 8~9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지적하며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G20 회원국들이 시장과의 명확한 소통에 기반해 투명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게 홍 부총리의 설명이다. 
 
이에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달 2일 피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당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연례조사단이 방한했을 때 통화정책을 완화 기조로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암로(AMRO) 보고서에도 한국의 경우 완화적 기조가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국내 통화정책 방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여건이 어려운 만큼 동원 가능한 정책수단을 적극 펼쳐야 한다는 인식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전날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을 갖고 적극적인 경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윤 수석은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상황에서 하방 위험이 장기화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정부로서는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정책에 최우선을 둘 것이며, 성장 하방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전망인 만큼 한국은행도 연내 금리 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지난 8일 발표된 미국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이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전문가 예상치 18만명에 크게 못미치는 7만5000명에 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간 등은 미국 경기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최대 2회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7월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7월에서 10월께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부동산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른 투자 대안이 없기 때문에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 투자로 몰릴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가 효과 있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남 등 일부 선호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호지역에 투자했다가 시세차익을 보고 바로 빠지는 단기적 투자가 성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로 예상만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에 대한 부동산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보다도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로 대출 가능 한도가 낮아 아파트 투자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용민·정초원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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