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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 삼성전자, 내년 주총서 전자투표 도입에 '긍정적'
SK하이닉스·포스코 등 재계 전자투표 도입…정부 입김도 작용하나
2019-06-14 14:43:05 2019-06-14 14:43:05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70만명의 주주수를 보유한 ‘국민주’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SK하이닉스, 포스코, 신세계 등 재계 그룹에서 자발적으로 전자투표를 도입한 데다 액면분할로 늘어난 주주수를 수용하기 위해선 전자투표 도입이 필요해서다.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출입기자단 세미나'에서 이명근 한국예탁결제원 의결권서비스부 부장은 “과거에는 재벌기업이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것을 상당히 꺼려했다면 지금은 기조가 달라졌다”며 “포스코는 전자투표 모범사례로 뽑힐 만큼 적극적인 홍보와 전자투표 사용법을 공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해 실무진과 전자투표에 대해 논의했다”며 “내년 도입에 상당히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온라인 등을 활용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예상보다 많은 주주들이 참여하면서 일부 주주는 참석도 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서초사옥에 800석을 마련한 이후 추가로 400여석의 좌석을 늘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늘어난 주주 수를 감안해 주주총회장 좌석을 두 배로 늘렸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장소와 운영방식 등 모든 면에서 보다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전자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아쉽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총 발행주식수 대비 전자투표 행사율은 5.04%로, 전년대비 1.12%포인트 상승했다. 예탁결제원의 목표인 5%를 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발행회사당 평균 행사 주식수는 약 240만주, 총 행사주식수는 약 13억5535만주로, 전년대비 각각 32.8%, 52.8% 증가했다.
 
이 부장은 "대기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주총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우는 데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전자투표에 대해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건전한 주총 문화 확산을 위해 전자투표 참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기업 사이에서도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예탁결제원은 또 오는 9월16일 시행되는 전자증권제도를 위해 막바지 테스트 준비에 한창이다. 전자증권제도는 실물증권 발행 없이 전자적 방법에 의해 증권을 등록·발행하고 전산장부상으로만 양도·담보·권리행사 등이 이뤄지는 제도다.
 
박종진 예탁결제원 전자증권개발지원단장은 "증권의 실물발행에 따른 사회적 비용, 위변조, 탈세, 음성거래 등 실물 관련 리스크를 원천 제거할 수 있다"며 "자본시장의 효율성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막바지 통합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7월 초부터는 본격적인 이행테스트 단계로 진입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된다면 우리 자본시장의 인프라가 글로벌 표준에 맞게 구축이 된다고 볼 수 있다"며 "증권 실물 관리업무 축소에 따른 운용비용 절감 효과와 주식사무 일정 단축에 따른 직접적 효과를 합치면 5년간 약 9045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출입기자단 세미나'에서 이명근 한국예탁결제원 의결권서비스부 부장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신송희 기자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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