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급 없어 30분 등교할 판"
서울교육청 청원 올라와…갈현초 도움반 없어 인근 학교 수요 넘쳐
입력 : 2019-09-15 14:51:22 수정 : 2019-09-15 14:51:22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학교에 특수학급(특수반·도움반)을 설치해 달라는 지역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1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 사이트의 시민 청원게시판에는 지난 10일 '은평구 갈현초등학교에 특수학급을 신설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내년에 입학할 예비 초등생의 학부모라는 청원자는 "아이가 발달에 문제가 있어 각종 치료를 병행하며 국공립 어린이집 장애통합반에 다니고 있다"며 "집에서 10분 거리인 서울갈현초에 특수학급이 신설되지 않아 30분이 넘게 걸리는 연광초등학교나 대조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현재 청원 동의 숫자는 267명이다.
 
실제로 인근에 있는 연광초와 대조초의 특수학급 수요는 넘쳐보였다. 학교정보공시 웹사이트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전교생 981명의 대조초는 특수학급 2개에 학생 16명이었다. 특수교육법 27조는 초등학생 6명마다 특수학급 1개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대조초의 특수학급 수요가 학급 숫자를 넘어섰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교생이 298명인 연광초는 특수학급을 다니는 학생이 6명이지만, 역시 실질적인 수요를 넘어선 숫자다. 연광초 관계자는 "대상 학생 절반이 다른 곳으로부터 배정돼 넘어온 학생들"이라며 "특수학급이 있었으면 서울갈현초에 다녔을텐데 버스 타고 여기로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특수교육 관련 기관도 신설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 기관 관계자는 "서울갈현초에 취학 예정인 아이가 특수교육 선정 대상이 된 경우가 있다"며 "특수학급이 필요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서울갈현초의 전교생은 1331명이다.
 
대상자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특수학급이 있어야 하는 이유로는 안전과 교우 관계 문제가 꼽힌다. 아이에게 응급 상황이 닥칠 경우 학부형이 가기에 너무 멀거나, 학생이 하교 때 집으로 잘 돌아올지 우려돼 안전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통학길에 형성될 수 있는 교우 관계를 놓친다는 점도 지적된다. 비장애인 학생은 집에서 5분 내지 10분 거리에 학교가 배정되지만, 장애 학생이라는 이유로 더 먼 곳에 다녀야 한다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갈현초는 공간이 없다는 입장이다. 갈현초 측은 "일반(비장애인) 아이들이 쓸 실과실 등 생활 교실도 없다"며 "내년 1학년 신입생이 얼마나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설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특수학급 설치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마련돼있다. 지난 7월18일부터 시행된 '서울시교육청 특수학급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특수학급을 설치할 교육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정순경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대표는 "전체 학급마다 학생을 조금씩 더 배치해 교실 하나를 비워 특수학급을 만드는 교장도 있다"며 "법으로 강제할 바에는 학교장이 먼저 의지를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은평구 서울갈현초등학교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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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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