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정산 원하는 게 아니다”…‘슈가맨2’의 달콤한 ‘편취’(종합)
프로그램 투자금 떠안는 아티스트들
불공정 관행으로 물든 음악 예능의 민낯
불공정 관행으로 물든 음악 예능의 민낯
입력 : 2019-09-19 13:59:14 수정 : 2019-09-19 13:59:14
[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편취라는 말, 속여서 뺏는단 뜻입니다. 이 사건은 편취가 맞는 것 같습니다. 여러 번 말을 바꾸면서 장난 치고 상대방을 속인 겁니다. 아니면 갈취인지도 모르겠어요. 이건 협박을 해서 뺏은 거니까요. 그리고 착취이기도 합니다. 노동에 대한 보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김종휘 변호사)
 
종합편성채널 JTBC ‘슈가맨2’갑질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원하는 것은 그저 차일피일 미뤄졌던 정산이 아니었다. 방송사와 출연자들 사이에 만연했던 불공정 관행에 대한 해결 촉구였다.
 
19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음악창작지원센터에선 음악프로그램 음원 제작 및 수익 분배에 관한 불공정 관행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 우리는 방송사의 갑질과 불공정 관행이 없는 방송음악 생태계를 원합니다가 개최됐다.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박선영 팀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김종휘 변호사, 성공회대학교 신현준 교수, 예술인소셜유니온 하장호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 현장. 사진/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이날 기자회견의 발단은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이하 슈가맨2’)’였다. 레이블협회에 따르면 멜로망스 소속사는 2017JTBC 측으로부터 슈가맨2’의 제안을 받아 출연을 결정했다. 방송 송출 및 음원 발매 후 소속사는 방송 가창 및 음원 계약서에 서명했으나 정산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속사는 재차 정산을 요청했지만 JTBC 측은 현재로서는 정산이 불가하다. 모든 방송사가 다 이런 식으로 하지 않냐는 답변만 전했다.
 
김종휘 변호사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소속사와 아티스트에게 불리한 조건들을 JTBC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계약서 초안에는 없었던 인터파크와의 관계, 수익률 조정 등이 생겼다. JTBC는 방송사업자니 연예인에 비해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는 불공정거래 유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소속사는 JTBC유통사를 포함한 3자 계약을 맺고, 정산서 및 정산금은 유통사를 통해 받으며, 계약 종류 후 마스터권리를 소속사 측으로 이관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JTBC는 다른 계약서를 내밀었다. ‘슈가맨2’의 투자사였던 인터파크가 음원 수익을 배분 받고, 마스터권리는 JTBC와 레이블이 공동 소유하는 것으로 수정되어 있었다.
 
김종휘 변호사. 사진/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김종휘 변호사는 계약서에 인터파크가 들어가면서 인터파크와 수익금을 나누게 되는 거다. 원래 본 계약은 유통수수료 제작비를 공제한 것을 순수익으로 보고 7 3으로 나누는 거였다. JTBC가 보낸 새 계약서에는 인터파크에게도 이익을 배분하는 내용이 생겼다. JTBC는 미디어컴이라는 유통회사를 만들고 있다. 이 회사를 통해 수익 편취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슈가맨2’는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슈가맨을 찾아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멜로망스는 출연 당시 경연곡으로 ‘You’ 무대를 선보였으며 이 노래는 연간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소속사는 어떤 정산도 받지 못한 채 2년에 가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멜로망스 측 관계자는 우리가 추정하는 피해 규모만 10억원이다. 정산은 음원 제작,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 두 가지로 나뉜다. 우리는 둘 다 받지 못했다. JTBC 담당자는 수익은 많이 나왔지만 투자금을 변제하지 못해서 돈을 줄 수 없다고 하더라. 투자금상환관 관련된 내용은 첫 계약서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아마 출연자에게로 전가된 인터파크로의 추가금이다. 새로운 계약서를 쓸 때 제 3자 계약을 했던 이유는 더 이상 JTBC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자회견 현장. 사진/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단순히 정산이 안되고 있는 현실뿐만 아니라 JTBC갑질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멜로망스 측 관계자는 이 일이 이제 내 손을 떠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니 7월부터 매주 찾아와서 방송사의 이미지 훼손에 대한 걱정을 하더라. ‘돈을 더 주면 되겠냐는 말까지 들었다고 털어놨다.
 
신현준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컨텐츠라는 말을 오래 전부터 써왔다. 잘 만들면대박친다는 생각이 사회에 만연해 있다. 콘텐츠를 편취하는 것은 플랫폼이다. 플랫폼의 점잖은 편취에 대한 자료는 모아서 보관해야 한다. 방송국이 보기에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다. 이 기회에 모든 것을 바로잡지는 못할지라도, 이런 관행이 비일비재했다는 조사, 혹은 보고서라도 나왔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종휘 변호사는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해드셔라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창작자의 권리는 창작자에 돌아가야 한다. 단순히 합의를 볼 수도 있었다. 단순히 음악 사업뿐만 아니라, 투자금을 창작자에게 걷어가는 형태는 자주 있었다. 공론화 해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린 든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있다. JTBC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 인정할 건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가칭)공정한 음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대를 조직을 공식화한 위원회는 JTBC의 공식적인 사과, 조사팀을 구성해 JTBC 프로그램들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대안과 방지대책 제시를 요구했다.
 
기자회견 현장. 사진/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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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훈

듣고, 취재하고, 기사 쓰는 밤도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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