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잡으면 재건축 오르고…분양가 상한제 딜레마
입력 : 2019-09-23 14:24:57 수정 : 2019-09-23 14:24:5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분양가 상한제 발표 직후 신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고, 분양가 상한제 속도조절론이 제기된 이후에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시장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를 떠나 신축이든, 재건축이든 어느 한쪽은 오른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 목적이 집값 안정화에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기준 완화 발표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신축과 재건축 여부에 따라 출렁거리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발표 직후 분담금 상승이 우려되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공급 하락 우려가 높아지면서 입주가 예정된 단지나 최근 입주가 진행된 단지에 대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은 주변 집값 상승을 이끌면서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서울지역 집값이 상승 반전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서울 주요지역 신축 아파트에 대한 호가가 크게 급등한 바 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강남권 공급 부족 우려가 높아지면서 강남권 신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고, 과천·분당·위례 등 강남과의 접근성이 높아 '강남 대체 주거지‘로 불리는 수도권 남부 지역 아파트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아울러 입주를 앞둔 분양권 호가 역시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 아파트 미분양이 소진되고,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는 등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은 수도권까지 번지고 있다.
 
반면, 최근 기획재정부 등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일부 부처에서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해 국토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속도조절론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속도조절론이 제기된 이후 최근 2주간 서울지역 재건축 단지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7% 오른데 반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0.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 상한제 실시가 서울처럼 택지 구득난이 큰 지역에서는 정비사업 속도 저하로 이어지고 새 아파트 희소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가 가격에 선 반영되는 분위기”라며 “가격을 잡자니 공급이 원활치 않아 공급 희소성에 가격이 다시 오를 거라는 기대가 선 반영되고 있어 집값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딜레마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한 공인중개소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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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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