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자사고 및 외고 폐지 발표 나오는 날부터 많은 문의가 있었다. 매매보다는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학군 때문에 이사를 고려하고 있고, 매매가가 높기 때문에 매매보다 전세를 많이 찾는다. 문의는 많지만 현재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사)
“자사고 폐지 이슈 이후 평소보다 한 1.3배 정도 문의가 더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이전에는 당장 내년 입학을 위해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일단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장 폐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만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 (양천구 목동 B공인중개사)
13일 공인중개사 등에 따르면 정부가 자사고 및 외고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강남과 목동 등 교육 특화 지역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증가했다. 특히 높은 가격으로 인해 매매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들 지역에 안착하길 원하는 전세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 보유세 확대 등 부동산 규제로 집을 팔려고 했던 서울 내 주택 소유주들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매물을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는 분위기 속에 실제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 포털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1차 아파트 85㎡ 전세가는 지난 10월 7억원에 실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까지 5억 중반에서 6억 초반에 거래되던 전세 매물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 이슈가 많은 목동 지역은 전체적으로는 보합세지만 매물에 따라 호가가 뛰는 양극화가 나타난다. 목동 주요 단지 매매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수요만큼 전세 매물이 많지 않아 공급자 우위는 한층 짙어질 수 있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대부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더 많이 선호하고 있어 전세 매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임대 수요자로서는 월세보다 부담이 덜한 전세를 원해 공급자가 요구하는 전셋값 상승분을 감수할 수 있다. 전셋값이 오를 공산이 크다. 대치동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금리가 더 내려간다고 하니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다 돌리고 있다”며 “강남은 전세 12억원 하던 매물에 대해 보증금 6억원을 내면 나머지는 1억원에 40만원씩 곱해서 월세가 240만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기상으로 문의가 많은 때이기 때문에 자사고나 특목고 폐지 이슈가 전셋값을 자극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목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자사고 폐지 이슈 때문에 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여기는 항상 교육 이슈가 늘 있는 곳이라 지금이 내년 입학을 준비하는 시즌이기 때문에 문의가 많은 거다. 매년 이맘때 쯤 항상 학교 입학 때문에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14일 진행되는 수학능력시험 이후 전세 매물이 일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이후 강남이나 목동에서 높은 전세 비용을 지불하고 살 필요가 없어진 전세입자들이 대거 빠지면서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 수급이 풀려 수요자는 계약조건이 유리해질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 매물이 거의 없지만, 수능 끝나면 일부 매물이 나온다”라며 “그걸 기다리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유은혜(왼쪽 네번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한 견본주택에서 예비청약자들이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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