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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에서도 떠오르는 인텔, 삼성·SK 넘본다
낸드플래시 점유율 두자릿수 진입…SK하이닉스 넘어서
"'옵테인 메모리' 기술로 시장 판도 흔들겠다"
2019-12-04 06:00:00 2019-12-04 06: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처음으로 인텔에 밀려났다.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강자인 인텔이 메모리 시장에서도 '반도체 코리아'를 위협하며 간극을 좁혀오는 모습이다. 
 
3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9.6%의 점유율로 6위를, 인텔은 10.9%의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 인텔이 SK하이닉스의 점유율 순위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7분기 동안 인텔의 시장점유율은 평균 7%라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낸드플래시는 D램 시장에 비해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경쟁 업체들간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업계에서는 인텔이 두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에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메모리 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긴장이 감지된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표/트렌드포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698억3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보다 29% 감소한 556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2위에, SK하이닉스는 38% 급감한 228억8600만달러를 기록해 4위로 각각 전년 보다 한 계단씩 순위가 내려갈 예정이다.
 
이는 업황에 취약한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국내 제조사들의 사업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투자가 줄고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D램 단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간 약 5000억달러 규모인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비중이 70%를 넘어선다. 
 
반면 인텔은 탄탄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기반으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는 한편, 최근에는 메모리 시장에서도 저변을 확대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저장 용량과 처리 속도, 가격 측면에서 모두 경쟁력을 가진 '옵테인 메모리'를 내세워 시장의 판도를 흔들어보겠다는 복안이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인텔은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핵심 제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영역으로의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메모리 시장에서 지배적인 플레이어가 아니었던 만큼 옵테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전혀 다른 카테고리를 만들고 혁신을 이뤄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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