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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훈 농협은행장 첫 3연임 배경은?
호실적+김병원 회장 출마 영향…이사회·주총 거쳐 최종 선임
2019-12-08 12:00:00 2019-12-08 12: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3연임을 확정한 건 임기 중 견고한 실적 유지와 농협 조직 특수성이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21대 총선 준비가 빨라지면서 범 농협 차원의 조직안정화 필요성도 반영됐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6일 5차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최종후보자 면접을 거쳐 이 행장을 단독후보로 확정했다. 이 행장은 이사회 보고, 주주총회 절차 등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이 행장은 농협 내 기존 '2년 임기' 관행을 깨고 3년을 재직한 첫번째 인물이 된다. 
 
이 행장은 역대 농협은행장 중 첫 번째로 '1조 클럽'을 달성한 최고경영자(CEO) 타이틀도 갖고 있다. 임기 첫 해인 지난 2018년 순이익이 1조2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87%(5705억원) 상승했다. 올해 실적 역시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1조1922억원으로 지난해 기록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3일 진행된 4차 임추위에서 이 행장 연임이 잠정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임추위 결정보다 일주일 가량 빠른 것으로, 김 회장의 총선 출마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은행 2018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해 12월10일 이 행장의 연임을 결정한 바 있다.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김 회장은 총선 준비를 위해 이르면 16일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성모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도 연임이 결정되는 등 임추위가 진행될수록 농협 안팎에선 이번 자회사 CEO 인사는 조직 안정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풀이됐다. 농협은행 임원 인사도 CEO가 결정되기 전인 지난달 29일 단행됐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단일 출자구조이며, 농협금융의 최대 자회사인 농협은행 인사는 중앙회장의 의중이 인사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다.  
 
이 행장이 3연임에 성공했지만 내년도 경영 환경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세 등으로 내년부터 성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농협은행의 올해 3분기 NIM은 직전분기 대비 0.02%포인트(1.79%)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내년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연간 NIM이 약 6bp(1bp=0.01%)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백조원에 달하는 은행 자산을 감안할 때 큰 경영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이 행장이 임기 내내 1조 클럽을 유지한 만큼 좋은 실적에 대한 기대치 충족이 쉽지 않다.  
 
타행 대비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농협은행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서도 속도를 내야 한다. 농협은행은 해외 6개국에 현지법인 2개(미얀마, 캄보디아), 지점 2개(미국,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 3개(중국, 인도, 베트남 호치민)를 운영하고 있다. 진행 중인 중국 북경사무소 지점 전환, 홍콩 지점 개설, 호주 IB 시장 진출 등 신규시장 안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농협금융 측은 "이번 인사에는 그동안의 경영성과를 반영하고,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임자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 사진/농협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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