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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계속된 목표 미달…"관건은 중국 시장"
글로벌 수요 정체 속 내수도 경쟁 심화 전망
2020-01-08 06:09:17 2020-01-08 06:09:17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기아차가 최근 몇 년간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 보수적인 수치를 내놨지만 세계 시장의 수요 둔화를 고려하면 올해도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목표 달성 여부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적표가 가를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719만3337대로 목표치인 760만대에 못 미쳤다. 2015년부터 5년 연속 목표에 미달한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신흥시장에서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도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는 글로벌 수요 둔화 지속 등을 고려해 목표치를 다소 낮췄지만 판매 부진을 주도한 중국 시장에서의 회복이 없이는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사진/뉴시스
 
현대차가 '더 뉴 그랜저' 등 신차 판매 호조로 내수에서 계획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해외에서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기아차는 내수와 해외 모두에서 생각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의 수요 위축과 판매 감소로 전체적인 판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현대차 457만6000대, 기아차 296만대 등 총 753만6000대로 설정했다. 지난해 판매량 4.8%가량 많지만 목표치 760만대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부진을 고려한 목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2018년 9153만대에서 지난해 8700만대 수준까지 축소된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올해도 8700만대 안팎을 유지하면서 정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판매가 두 자릿수 감소한 중국과 인도 등이 소폭 회복세를 나타내겠지만 미국과 유럽 등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작년보다 목표를 낮췄지만 달성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팰리세이드와 텔룰라이드의 강세와 K5, 셀토스, GV80 등 신차 출시로 판매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미국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은 정체되거나 소폭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완성체 업체 뿐 아니라 폭스바겐 등 수입차 업체들도 신차를 줄줄이 내놓을 예정이라 경쟁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판매 감소 원인인 중국 시장은 유럽차와 중국차에 밀려 현대·기아차가 최근 몇 년간 고전했다는 점에서 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이유로 현대·기아차의 올해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정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판매 목표는 제네시스와 SUV 위주의 신차 출시가 지속되고 중국에서의 판매가 정상적으로 회복된다는 가정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 시장 수요가 정체됐다는 것을 생각하면 공격적인 목표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판매 목표 달성에 있어 중국 시장 수요 회복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판매가 급증하지 않는다면 목표에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아차는 인도 내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셀토스 뿐 아니라 SUV 신차까지 출시돼 연간 판매 증가 물량의 상당부분을 인도시장이 흡수해줄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는 대량 판매 증가를 기대할만한 시장이 없다"며 "중국 내 급격한 판매 반등이 없이는 사업 계획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신형 쏘나타를 시작으로 각 시장별 상황에 맞는 신차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판매 증가를 추진하는 동시에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을 할 방침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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