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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리스크'까지…정유·화학·항공사 겹악재에 '시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공급 중단 우려
"6개월 버틸 수 있는 비축량"…항공사, 유류할증료 인상할듯
2020-01-09 05:31:15 2020-01-09 05:31:1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정유·화학업계의 고민이 추가됐다. 이란이 원유를 내보내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수급이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항공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항공유를 미리 확보해두지 않은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6일(현지시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64.72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장 마감 기준 급등세는 멈췄지만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양국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당분간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보복에 나선 이란이 중동 내 미국 우방국 석유 시설을 공격하거나 원유 수출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동 국가들은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내보낸다. 
 
전세계 원유 수요에서 중동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하며 우리나라의 중동 의존도는 70%다. 1979년 제2차 오일쇼크 이후 정부와 정유사들은 일정량의 원유를 비축해두는데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공급 중단 시 6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며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사진/뉴시스
 
석유협회 관계자는 "원유 공급 중단 사태가 오일쇼크 이후 없었기 때문에 정유사들도 긴장하고 있다"며 "협회에서도 중동위기 대책반을 구성하고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로 화학 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사들도 국제유가 변동으로 인한 원가 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국내 주요 화학사들은 경기 위축으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절반 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중동 리스크까지 터지면서 업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전례는 없어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진/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항공사들의 항공유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유가가 낮을 때 미리 구매계약을 맺는 '헷지'를 통해 일정량의 항공유를 확보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과 LCC들은 저장해둔 연료가 없는 상황이다.
 
치솟는 국제유가에 당장 오는 2월 유류할증료 인상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2월 유류할증료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1월 15일 사이 국제유가를 반영해 항공사들이 거리별로 책정한다. 거리가 먼 미국, 유럽 노선의 유류할증료가 통상적으로 가장 비싸다. 유류할증료 인상은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최고 3만4800원이다. 지난해 4월 66.3달러까지 올랐던 WTI 가격을 반영한 같은 해 6월 최고 유류할증료는 6만1200원이었다. 만약 이때 수준으로 국제유가가 오른다면 소비자는 이달보다 최고 2만6400원의 유류할증료를 더 내야하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름세가 이어지면 유류할증료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항공사 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기 때문에 유가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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