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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다"…벼랑 끝 치닫는 르노삼성 노사
"더 많은 위로금"vs"기본급 인상 아니면 무의미"
2020-01-13 16:30:05 2020-01-13 16:30:05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르노삼성 노사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노조의 파업에 회사가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는데 양측 모두 최대 쟁점인 '기본급' 문제를 한발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사갈등 해소에 부산시가 나서라고 촉구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모두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양측의 대치가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사진/뉴시스
 
사측이 고정비를 아끼려고 기본급을 동결하는 등 노동자를 옥죄면서 임금교섭도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는 만큼 부산시가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요구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9년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인상과 관련해 사측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지난달 20일부터 전면 파업을 했다. 새해 들어 파업을 풀고 다시 대화에 나섰지만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기습 파업을 해왔다.
 
사측은 파업 지속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겠다며 부분 부산공장에 대한 부분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파업에 동참하는 노조원의 출입을 막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노조원을 중심으로 공장을 가동하기 위한 조치다. 부분 직장폐쇄 조치에 대해 노조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본사 앞에서 상경 집회로 맞대응했다.
 
노사가 기본급 인상에 대해 한치로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점에서 양측의 갈등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위로금 등을 포함해 노조에서 요구하는 임금 인상분보다 많은 돈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라며 "기본급 인상에 대한 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지급하겠다는 게 총 200만원 정도에 불과하고 수년간 연봉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2018년에는 34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임금을 동결했고 2019년도 17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데 동결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이 좋았을 때도 임금은 동결이나 소폭 인상에 불과했지만 주주 배당은 크게 늘렸다고도 지적했다. 르노삼성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3년 10%였던 배당 성향은 2016년 100%까지 확대됐다가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70%을 기록했다. 총액으로는 21억원에서 3000억원을 넘겼다가 1500억~2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급여는 2015년부터 1200억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기본급 동결을 계속 요구하는 것은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기 때문"이라며 "기본급 인상을 포함해 임금피크제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파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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