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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큰 그림'…전방위로 뛰는 현대차
혁신 기업 협업·전략 투자·외부 인재 영입 등 잇달아
미래 위해 100조원 투입…"비전 현실화 지속 노력"
2020-01-20 05:58:04 2020-01-20 08:42:14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올해를 미래시장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겠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신년 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혁신기업과의 협업, 인재 영입, 투자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큰 그림은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차)'와 '전기차'가 공존하는 '수소도시'로 대표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1290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하고 도시에 특화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가 지향하는 '클린 모빌리티(Clean Mobility)'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동시에 전기차 개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어라이벌은 밴과 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 전문기업으로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드보드 플랫폼' 기술에 강점이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왼쪽)이 'CES 2020' 개막 하루 전 '현대차 미디어 행사'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인간 중심의 역동적 미래도시 구현을 위한 혁신적 미래 모빌리티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현대·기아차와 어라이벌은 유럽 전략형 상용 전기차도 공동개발한다.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화물 배송을 위한 도심 내 차량 진입이 증가하고 있지만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서다.
 
유럽은 2021년까지 연간 개별 자동차 업체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기존 130g/km에서 95g/km로 강화한다. 이산화탄소가 1g 초과하면 대당 95유로의 패널티가 부과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 규제 도입이 예고돼 있다.
 
어라이벌과의 협력으로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기반의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도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콘셉트와 모델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다. 기아차도 지난 14일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어라이벌과의 협력은 현대·기아차가 유럽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의 '투 트랙 전략'을 가속한다는 의미도 있다. 현대차는 스위스 수소 에너지 기업 H2에너지와 손잡고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설립했고 지난 3일 시범사업을 위한 수소 전기 트럭을 처음으로 유럽으로 수출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수소 생태계 리더십 강화를 위한 현대차의 노력은 다양하다. 지난해에 엔진·발전기 분야 글로벌 리더인 미국 커민스와 북미 상용차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커민스에 시스템 공급을 통해 미국 수출을 시작하고 유럽 등으로 확대한다.
  
국내 수소에너지 네트워크와 사우디 아람코 등과 수 공급 및 수소충전소 확대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각 지역에서도 관련 기업과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업도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스웨덴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 기술 전문업체 '임팩트 코팅스'와 수소연료전기 기술 혁신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개발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앞서서는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술업체 'H2프로', 스위스 수소 저장·압축 기술 업체 'GRZ 테크놀로지스'와 전략 투자, 공동기술개발 등의 협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항공컨설팅 업체인 어세션 글로벌의 설립자 파멜라 콘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부서 글로벌 전략·운영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콘 상무는 항공 관련 신기술 도입과 정책 전략 전문가로 활동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 UAM 분야의 상업화와 규제 정책 부문을 담당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에 UAM 사업부를 만들어 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인 신재원 박사를 부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UAM은 항공·자동차산업과 교통체계에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으로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관련 시장 규모가 2040년까지 1조5000억달러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등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전방위적 노력은 앞으로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5년간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도 이달 초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면서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나가게 할 것"이라며 "CES는 시작점에 불과하고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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