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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줄고 집값 뛰니 악성 미분양도 팔린다
준공 후 미분양 6개월째 감소…“여건 좋은 미분양 아파트에 실수요자 발길”
2020-07-14 14:22:06 2020-07-14 14:22:06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아파트가 귀해지고 있다. 다 짓고도 안 팔리던 준공 후 미분양마저 감소 추세다. 건설 중인 미분양 물량이 줄어드는 중에도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감소가 더뎠는데 이마저 팔리는 상황이다. 신규 공급이 감소한데다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실수요자들이 악성 미분양 물량에 유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국토교통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2017년말부터 장기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이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 11월 전국 1만9587가구까지 늘었다가 12월 1만8065가구, 올해 1월 1만7500가구, 2월 1만7354가구, 3월 1만6649가구, 4월 1만6372가구, 5월 1만5788가구로 꾸준히 줄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 해소는 이례적이다. 다 지을 때까지 팔리지 않은 아파트는 보통 입지나 상품성 등 경쟁력에서 밀리고, 미분양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까지 겹쳐 외면 받는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건설 중인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은 감소해도 악성 미분양 가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으로 꼽히던 충남과 경상권도 3000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전국적인 분양 물량의 감소와 더불어 각 지방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전국의 분양물량은 지난 2014년 22만4972가구에서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36만569가구, 31만3600가구까지 늘었으나 2017년부터는 20만가구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7년 18만1650가구, 2018년 15만7484가구, 지난해 17만2659가구였다. 
 
공급이 줄어들면서 각 지방의 기존 아파트도 가격이 뛰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지난달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한 곳은 광주와 경북, 제주 등 3곳에 그쳤다. 하락하는 곳도 낙폭이 축소하는 상황이다. 매매가격이 오르고 청약 경쟁도 치열한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할인 분양 등으로 가격이 낮아진 악성 미분양 단지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과거 지방에 쏟아졌던 물량이 점차 해소되면서 아파트 시세도 상승하고 있다”라며 “실수요자들이 기존 재고주택보다 가격이 낮고 비교적 신축인 준공 후 미분양 단지 중 거주 조건이 양호한 곳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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