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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신뢰 잃은 사모펀드…개인판매액 14개월 연속 줄어
개인 사모펀드 투자, 20조 하회…펀드환매 중단·불완전판매 영향
2020-09-27 12:00:00 2020-09-27 12: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국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2년 반 만에 20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투자 손실에 이어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 팝펀딩, 디스커버리펀드까지 펀드환매 중단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모펀드 시장이 신뢰를 잃은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개인 투자자들의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19조3413억원으로 전년대비 26.7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한 사모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사상 최대치인 27조258억원을 기록한 이후 14개월 연속 하락세다. 판매 규모는 2018년6월(20조3373억원) 이후 처음으로 19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전체 사모펀드 판매 잔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8월 6.82%에서 1년 만에 4.58%로 떨어졌으며 10만좌를 넘었던 계좌는 7만6100좌로 내려갔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계좌수가 1만3135좌에서 13만3301좌로 1.26% 증가한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가 사모펀드를 외면한 배경에는 작년 말부터 이어진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자리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을 시작으로 옵티머스·팝펀딩·젠투·디스커버리펀드 등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잇달아 발생한데다 불완전판매 여부와 선보상안 등을 놓고 투자자와 증권사 등 판매사 간 공방이 벌어지면서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까닭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금융민원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업계와 관련한 민원은 373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2% 급증했다. 유형별 비중은 펀드가 22.1%로 가장 높았다.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신뢰 추락이 개인투자자로 하여금 펀드투자를 주저하게 만는 것이다.
 
올해 8월말 개인고객이 투자한 사모펀드 판매유형을 살펴보면 파생형 비중은 8%로 전년 동기(15.58%)와 비교해 반토막 났으며 증권형과 혼합자산에 대한 투자도 각각 1.62%, 9.85%씩 줄었다. 증권사별 사모펀드 판매 잔액도 대부분 쪼그라들었다.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 초대형IB의 개인고객 대상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총 6조9971억원으로 작년 8월(7조7653억원) 대비 9.89% 하락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주요 판매사인 증권사들도 개인고객의 투자유치에 소극적인 모양새다.
 
판매 잔액은 삼성증권이 올해 8월말 1조3050억원으로 전년(1조7851억원)에 견줘 26.9% 떨어졌으며 미래에셋대우(-15.78%), NH투자증권(-10.15%), KB증권(-0.27%) 등도 감소했다.
 
한편 사모펀드 설정규모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달 23일 기준 사모펀드 설정액은 426조417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3.31%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 설정액은 271조7090억원으로 14.54%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운용이 자유롭고, 공격적으로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들어 펀드 환매가 중단되는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인식이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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