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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해운업 호황에 중고 선박도 '불티'

2021-04-21 13:17

조회수 : 3,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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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운임이 고공행진 중이라는 소식. 뉴스를 통해 여러 번 접한 분들이 많을텐데요. 운임 상승으로 때 아닌 호황을 맞은 시장이 또 있습니다. 바로 중고 선박 업계인데요. 특히 해상 운임이 가파르게 오른 컨테이너선이 가장 불티나게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중고선가 지수는 115.2포인트로 지난주 114.5포인트보다 0.6% 올랐습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고 기록인데요. 한 달 전과 비교하면 8.8%, 3개월 전과 비교하면 20.4% 오른 수준이고, 1년 전보다는 21.6%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임이 급등한 컨테이너선 중고 선박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제작 후 5년이 지난 4500TEU 선박의 가격은 37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37%, 6개월 전보다 179.2% 올랐는데요.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184.6% 비싸졌습니다. TEU는 6m 길이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입니다. 영국 선박가치평가기관 배슬스밸류에 따르면 올해 거래된 중고 컨테이너선은 120여척에 달합니다.
 
컨테이너선 만큼은 아니지만 중고 벌크선(건화물선)도 가격이 오르는 추세입니다. 같은 기간 5년 된 17만DWT(재화중량톤수)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가격은 3500만달러로 3개월 전보다 32.1%, 6개월 전보다 29.6% 올랐습니다.
 
중고 벌크선은 지난해 4분기 240여척 거래되며 최근 10년 새 최대 규모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는 이를 넘어선 약 300여척이 거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초대형 유조선(VLCC)의 경우 다른 선종보다는 오름세가 더뎠습니다. 5년 된 30만DWT VLCC 가격은 6900만달러로, 6개월 전보다 6.2% 올랐습니다.
 
사진/HMM
 
영국의 해운분석업체 MSI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중고선 거래량은 2015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스위스 선사 MSC가 대규모 거래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전반적인 중고선들의 가격은 작년보다 약 20%가량 오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중고선 거래가 이처럼 활발한 것은 물동량이 증가하며 해운 운임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컨테이너선 운임은 지난해의 약 3배 수준을 기록 중 입니다. 벌크선 운임도 지난해보다 2~3배 높습니다.
 
이에 따라 해운사와 선주사는 모처럼 밀려드는 물량을 소화해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를 위해 새 선박 주문도 하고 있지만 선박 건조에는 통상 2년이 걸리기 때문에 중고 선박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고 선박 가격이 계속해서 치솟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해운사들이 선박을 추가해 선복량(배에 싣는 화물량)을 계속해서 늘리면 공급이 증가해 운임이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과거의 운임 출혈 경쟁 상황으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 선복량 확대를 멈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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