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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업계 1위' 오비맥주…1000억 수제맥주 시장 넘본다

이달 말 'BYC 비엔나 라거' 출시 예정…협업 브랜드 론칭

2021-06-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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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KBC. 사진/오비맥주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코로나19로 유흥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가 1000억원대 수제맥주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오비맥주는 협업 생산 방식으로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을 두고 업체 간 경쟁이 한 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말 BYC와 협업해 생산한 맥주인 ‘BYC 비엔나 라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비맥주는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새롭게 선보였다.
 
신사업팀인 크래프트 & 스페셜티즈팀이 KBC를 활용해 다양한 수제맥주 전문가들과 협력해 수제맥주를 개발하고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겠다는 게 오비맥주의 계획이다. 오비맥주의 양조기술연구소와 이천공장 수제맥주 전문 설비 등 인프라도 활용된다.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수제맥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배경은 코로나19로 유흥 시장은 침체됐으나 가정용 주류 시장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난해 가정용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9.6% 증가한 8억 1660만L로 나타났다. 판매액도 전년보다 9.3% 늘어난 3조 4643억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정용 시장에서 수제맥주의 인기가 커진 것도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시장 참여를 부채질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2018년 600억원대에 그쳤던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8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3%로 확대됐다.
 
수제맥주. 사진/생활맥주
 
실제로 CU의 지난달 수제 맥주의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376.3% 증가했다. 이는 국산맥주(수제 맥주 제외) 18.5%, 수입 맥주 9.9%와 대조적이다. GS25에 따르면 캔맥주(500ml) 가운데 수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기준 13%로 조사됐다. 이는 2018년(2.1%)과 대비 6배 이상 커진 수준이다.
 
게다가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도 수제맥주 OEM 생산에 나서면서 재미를 보고 있는 것도 오비맥주 참전 요인으로 풀이된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공장을 통해 세븐브로이의 곰표밀맥주, 제주맥주의 제주위트에일 등을 OEM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수제맥주업체인 더쎄를라잇브루잉과 OEM 계약을 맺었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유동골뱅이맥주, 롯데제과와 쥬시후레쉬맥주를 내놓은 업체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의 지난해 실적이 역신장하면서 위기감에 따른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2.3% 감소한 1조3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비맥주의 연 매출이 감소한건 2006년 이후 14년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 줄어든 2945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앞세워 오비맥주를 빠르게 뒤쫓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매출 성장동력을 발굴해야한다는 니즈가 수제맥주 시장 참여를 가속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은 50%대, 하이트진로는 30%대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앞세워 매섭게 추격하고 있어 오비맥주 입장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시장 진출로 인해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오비맥주가 시장에 뛰어든 건 매출 하락에 대한 위기감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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