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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오빠 몰아낸 ‘아워홈 세 자매’…구본성 부회장 해임(종합)

실적악화·보복운전 논란에 결국 발목…신임 대표에 막내 구지은 선임

2021-06-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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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범LG가 식자재업체 아워홈에서 ‘세 자매의 반란’이 일어났다. 보복 운전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장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해임됐고, 신임 대표이사에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올랐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을 모두 통과시켰다.
 
구자학 회장은 장남 구본성 부회장, 장녀 구미현 씨, 차녀 구명진 대표, 삼녀 구지은 전 대표를 두고 있다. 장남 구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38.56%로 최대주주다. 이어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 삼녀 구 전 대표(20.67%)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 자매의 지분을 합하면 약 59%로 과반을 넘겨 경영권 교체가 가능하다.
 
세 자매는 이날 주주제안을 통해 선임된 21명의 신규 이사들을 통해 이사회를 장악했다. 그간 아워홈의 이사회는 11명의 이사들로 구성됐으나 21명의 신규 이사들이 더해지면서 총 32명이 됐고 과반이 ‘반 구본성’으로 짜여졌다. 이어 주총 직후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구본성 부회장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구지은 전 대표는 이사회에서 구 부회장의 이사보수한도 사용초과 및 증액 법적 논란, 정기주총 개최 관련 법, 정관 무시 논란, 보복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 신임대표에 오른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구 회장의 장남 구본성 부회장은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됐고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는 아워홈의 단독 대표 자리에 올랐다.
 
세 자매의 반란 성공을 두고 장녀 구미현 씨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17년 일어난 아워홈 경영권 분쟁에서 장녀 구미현씨는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서면서 구지은 대표의 경영 복귀 시도가 실패로 끝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구 부회장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실적 악화 등으로 구미현 씨가 구지은 대표 편을 들어줬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구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하차한 운전자를 쳐 특수재물손괴·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편 구지은 대표는 2004년 아워홈 입사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으나 2015년 7월 부사장 자리를 내려놓았다. 이어 2016년부터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밀려났다. 이후 사보텐,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했다.
 
2017년 4월 구지은 대표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사 선임의 건’으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하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고 이후 아워홈은 캘리스코에 식자재 공급 중단을 선언하고 캘리스코도 신세계푸드로 거래처를 변경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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