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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세영

[IB토마토]끝나지 않은 '노재팬'?…유니클로·무인양품·아사히의 롯데 현주소

유니클로 전개하는 FRL코리아 흑자전환

2021-12-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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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14: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무인양품. 사진/변세영 기자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노재팬(No Japan·일본 상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고꾸라진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아사히맥주의 지분을 보유한 롯데에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불매운동 직격탄을 경험한 유니클로가 실적 턴어라운드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장 수를 줄여 경영효율을 높인 결과라는 점과 아직 무인양품과 아사히맥주는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어 잃어가는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고육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8월 결산법인인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FRL코리아)는 2020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매출 5842억원, 영업이익 529억원, 순이익은 473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다시 흑자를 일궈내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2005년 국내에 상륙한 유니클로는 단일 패션 브랜드 중 최초로 ‘1조’ 매출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2019년 국내에 일본 불매운동 바람이 불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불매운동 직전인 2019년 8월 유니클로 매장 개수는 187여 곳에서 현재 130여 개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 Co., Ltd.)이 전개하는 동생 브랜드 격인 GU가 한국 매장을 철수하기도 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흑자전환은 효율적인 매장운영 및 재고 관리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영향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전기 884억원 영업손실과 비교해 올해 529억원 영업이익을 창출하며 전년 대비 1400억원가량 지표를 개선했다. 여기에는 판관비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판관비가 3677억원에서 2660억원으로 1000억원 넘게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판관비 중에서도 특히 폐점과 구조조정에 따른 종업원급여, 감가상각비 등이 전년 대비 크게 적어졌다는 점에서 완벽한 추세전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유니클로 매출은(2018년9월~2019년8월) 1조3781억원 정점에서 올해 결산에는 5824억원으로 전성기 대비 반 토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롯데쇼핑은 모처럼 한숨 돌리게 됐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023530)이 각각 지분 51%,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불매운동 이후 롯데쇼핑은 에프알엘코리아에 지분법손실로 2019년 211억원→지난해 106억원을 인식하며 연결 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에프알엘코리아와는 대조적으로 또 다른 일본 브랜드인 무인양품은 아직 적자를 지속하면서 롯데상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04년 한국에 첫발을 디딘 무인양품은 일본의 양품기획이 60%, 롯데상사가 40% 지분을 갖는다.
 
8월 결산법인인 무인양품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매출 1147억원, 영업손실 45억원, 당기순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117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을 절반가량 줄였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실적이 수직으로 하강하면서 무인양품 재정 건전성은 ‘위험’ 상태에 이르렀다. 2019년 회계연도 기준 부채비율은 406%에서→1429%→올해는 무려 6519%까지 치솟았다. 적정기준이 30%인 차입금의존도도 64%→ 75%→ 80%에 달한다. 올해 기준 무인양품의 자본금은 200억원, 자본총계는 17억8004만원으로 자본잠식률이 91.1% 완전 자본잠식에 다가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무인양품이 롯데상사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인양품 지분을 40% 갖는 롯데상사는 지난해 무인양품의 지분법손익으로 -69억원을 인식했다. 무인양품 장부가는 103억원에서 단숨에 34억원으로 떨어졌다. 직전연도 2019년 장부가 133억원에서 103억원으로 떨어진 후 2년 내내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지난해 롯데상사가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투자손실 66억원 등으로 연결 순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무인양품 실적악화가 더욱 뼈아픈 실정이다.
 
아사히맥주. 사진/변세영 기자
 
아사히맥주를 관계기업으로 전개하는 롯데칠성(005300)음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시장 아사히맥주 판매 등을 도맡는 롯데아사히주류 지분 49.99%를 갖는다. 롯데아사히주류는 2017년 매출 1360억원을 기록하며 수입맥주 전성시대를 이끈 대표적인 업체다. 다만 일본 브랜드 색채가 강한 탓에 불매운동 등을 거치며 지난해 매출은 173억원까지 떨어졌다. 전성기 대비 87%나 하락한 수치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투자 손상차손으로 272억원을 기타비용으로 처리하면서 순이익에 타격을 받았다. 펩시콜라 필리핀 법인과 국내 아사히주류가 발목을 잡은 게 주효했다.
 
롯데칠성이 갖는 롯데아사히주류 지분 장부가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가치 하락에 따른 손상차손과 지분법손익 등으로 2018년 기말 지분가치는 562억원에서→225억원→지난해(기말) 97억원으로 낮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거리두기 영향으로 주류업계 타격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아사히주류 실적 정상화 가능성이 더욱 요원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불매운동 기운이 대폭 완화되긴 했지만, 과거 대비 사업이 크게 축소된 만큼 (업체들이) 추가 오픈을 통한 ‘영업 확대’와 폐점을 통한 ‘손실줄이기’ 사이에서 눈치게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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