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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망연자실' 입주 예정자들…"철거하고 다시 지어라" 분노

"다른 동도 안전 보장할 수 없어…입주 시 또 다른 사고 발생할 수 있어"

2022-01-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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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자리한 아파트 신축현장서 외벽 구조물이 붕괴됐다. 사진/김현진 기자
[광주=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7개월 만에 두 건의 붕괴사고가 일어나자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민심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번에 무너진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재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에 광주시가 전면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리면서 현산 사업장의 공사 지연에 따른 입주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광주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공사 중이던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201동 38층부터 23층까지 벽과 슬라브(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바닥판) 일부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6명이 실종됐으며 광주시는 12일 공사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관내 HDC현대산업개발 현장 5곳에 대해서도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현재 시공 중인 광주시내 현장은 지난해 6월 철거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학동4 재개발 사업구역과 이번 서구 화정 아이파크 주상복합 건설 현장, 동구 광주계림 아이파크SK뷰 아파트, 광주 운암3단지 등 총 4곳이다. 
 
이 중 학동4구역은 7개월 전인 지난해 사고로 이미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며, 화정 아이파크 847가구는 올해 11월 30일이 입주 예정이었다.
 
잇따른 붕괴사고로 인해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고 이후 건물 구조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예비 입주자는 "이대로 상황이 종결돼 입주하면 더 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다른 동도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기에 입주를 한다면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문제가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 입주자도 "철거하고 다시 지어야 한다"며 "입주자들이 HDC현대산업개발에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입주까지 10개월이 남은 만큼 입주를 기다리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11월에 집 빼주기로 했는데 막막하다"는 등과 같은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자리한 아파트 신축현장서 외벽 구조물이 붕괴됐다. 사진/광주=김현진 기자
광주시도 붕괴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건물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철거 후 재시공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공사 중단 행정 명령이 내려진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5곳 현장에서 확실한 안전성 확보 없이 공사가 재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붕괴 사고 현장은 전문가들과 철저히 점검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일정 기간 현대산업개발의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도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이 시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우선 사고 수습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 재시공에 대해서 말하는 건 조금 어렵다"며 "실종자분들에 대한 신병 확보를 우선적으로 한 이후 순차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수색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추가 붕괴위험을 막기 위해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12일 실종자 가족이 대기하는 천막에서 "타워크레인이 불안정한 상태로 이 구간을 해체해 추가적인 붕괴 위험을 예방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작업구간을 크게 A, B, C구간으로 나눴다. 현재 타워크레인이 있는 A구간 작업은 13일 저녁 군산에 있는 장비를 사고현장으로 이동해 해체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13일 복수로 2개 팀이 들어와 현장상황을 파악할 것"이라며 "조립은 이틀간 진행되며 15일에는 타워크레인 해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로 수사 중인 경찰이 공사를 진행한 하청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건축 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 3곳을 압수수색했다고 13일 밝혔다. 대상업체들은 시행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으로부터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하청받은 업체와 공사에 장비·자재 등을 공급한 업체들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4분쯤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에서 실종된 근로자 1명이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사고 현장 수색 작업 중 지하 1층 계단 난간에서 실종자 1명을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재 수색팀과 의료진은 콘크리트 잔해물 제거하고 생사 여부를 확인 중이다. 해당 근로자의 가족도 발견 장소로 들어가 신원을 확인 중이다. 
 
광주=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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