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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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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경기지사 선거는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선 2차전

2022-04-11 06:00

조회수 : 6,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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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정당 사이의 전면 대결이 예고되는 국면이다.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권 상황은 소통, 협치, 통합보다 대결, 충돌, 갈등이 지배하고 있다. 대선 이후 국면이 유명 배우의 이름을 빌려 '유지태' 상태이기 때문이다. 대선 결과 여진이 유지되고 있고 지방선거가 있어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치 세력의 태도가 충돌, 갈등을 야기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 진영은 윤석열 당선인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고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 진영은 문재인 대통령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마치 윤석열 당선인의 국정 수행 기대감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지지율이 경쟁하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지방선거는 대선과 다른 선거가 아니라 대선 2차전이 되고 있다. 특히 경기지사 선거는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대리전 성격이 농후하다. 먼저 국민의힘은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고 분주한 정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른바 대선 후보급 거물이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지고 나선 인물은 김은혜 의원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대변인을 맡아 윤석열 당선인의 입을 대신했었다. 이러다 보니 윤 당선인의 마음인 '윤심'이 김 의원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당사자는 공식적으로 부인을 하지만 국민의힘 당원들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어떤 판단을 하고 있을지가 중요하다. 대선 후보로서 선거에 뛰어든 점 외에 거의 국민의힘 정치 활동이 없었던 윤 당선인이지만 지금 당 내외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윤심' 없이 유승민 전 의원에게 김 의원이 도전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민주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민주당의 유력한 경기지사 후보로 떠오른 인물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다. 이번 대선 후보로 나섰던 말하자면 거물 후보자다. 김 전 부총리가 경기지사 후보로 유력하게 떠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이재명 상임고문과 관계 때문이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김 전 부총리는 치열한 박빙 승부를 펼쳐나가던 이 상임고문의 손을 들어주었다. 도움을 받았던 이 상임고문이 경기지사직에 나가는 김 전 부총리를 외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민주당에서 경기지사직을 노리는 안민석 의원이나 조정식 의원 모두 이 상임고문과의 관계를 '깐부'로 강조하고 있지만 이재명의 마음 '명심'은 김 전 부총리쪽으로 향한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단정 지을 순 없다.
 
실제 경기지사 선거 여론조사 판세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조원씨앤아이가 인천경기기자협회 의뢰로 지난 4월 1~2일 실시한 조사(경기도민810명 통신사제공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4%P 응답률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범진보진영 경기지사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김동연 전 부총리가 24.1%로 가장 높았고 안민석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이 그 뒤를 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김 전 부총리가 31.7%, 안 의원이 22.9%, 염 시장이 24.1%로 나타났다.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김 전 부총리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기록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물어본 결과 유승민 전 의원이 33.3%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김은혜 의원이 15.3%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유 전 의원 43.7%, 김 의원을 25.8%로 선택했다. 아직까지는 '윤심'이 특정 후보쪽으로만 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기지사 선거 결과가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중요한 이유는 국정 운영과 미래 권력까지 관련되어 있는 까닭이다. 다가오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이긴다면 윤석열정부의 국정 운영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사실상 지방선거 승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재명 상임고문의 지원을 받는 민주당 후보가 이기게 되면 윤석열정부의 국정 동력은 한 풀 꺾이게 되고 이 상임고문의 전면 재등판 속도는 더 빨라지게 된다. 8월 전당대회에 나가 당대표에 도전하는 일정이 거의 기정사실화 될 가능성까지 순조롭게 열리게 된다. 경기지사 선거가 전체 결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진다면 그냥 후보 대 후보의 대결이나 정당 대 정당의 대결 정도로 보기 어렵다. 한 치 양보가 없었던 3월9일 대선처럼 6월1일 지방선거의 경기지사 선거는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상임고문의 물러설 수 없는 대선 2차전이다. 선거로만 보면 흥미롭다. 하지만 극을 치닫는 대결보다 국민들이 보고 싶은 장면은 소통, 협치, 통합 등 감동적인 순간의 연속이다. 기대와 달리 경기지사 선거는 시나브로 대선 후보 대리전이 되어가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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