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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장제원에 대통령 불신 팽배…내부감찰 대상도 장제원 라인"

대통령실, 고강도 내부감찰 돌입…윤핵관 '장제원' 견제용 해석 쏟아져

2022-08-25 13:51

조회수 : 1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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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매일 매일 두려움에 떨고 있어요."
 
25일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최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들 서로 조심하자, 이런 분위기였는데 어제 또 (내부감찰 관련)보도가 나와버렸다"며 "서로 조심하고 다시 분위기를 다잡자는 취지였는데, 다 퇴색되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내부감찰에 착수한 가운데 최근 2급 이하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업무 분장표를 작성하라는 지시도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관계자는 "(업무 분장표를)쓰고 있다"며 "효율적인 대통령실 운영을 위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누구를 자르거나 솎아내는 용은 아니고, 업무 중복이 있으면 이를 재조정하고 R&R(Role and Responsibility·역할과 책임)을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내부감찰에 대해선 "드릴 얘기가 없다"면서 극도로 말을 아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최근 공직기강비서관실 중심으로 강도 높은 내부감찰에 착수했다. 외부 인사와 부적절한 접촉이 잦거나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들이 추천한 직원들이 주요 대상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윤핵관 솎아내기' 또는 윤핵관 라인 대 검찰 출신의 정면충돌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연장선에서 결국 대통령실에서도 피 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특히 윤핵관 중에서도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신이 높아졌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내부감찰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장 의원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윤석열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낸 핵심 최측근이다. 지난 3월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성사된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도 장 의원의 작품이었다. 이런 장 의원에 대한 견제용으로 검찰 출신의 대통령실 참모진이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각종 구설수에 올라 문제가 됐던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박순애 교육부 장관을 추천한 사람도 장 의원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에 있던 장제원 라인의 사람들이 여러 가지 보안 사고를 낸 것도 내부감찰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장 의원에게 전해지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래서는 기강이 서질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에서 보안 관리 부주의로 면직되거나 스스로 물러난 이들 대다수가 장 의원과 관련이 있던 이들로 파악됐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실에 포진한 검찰 출신의 윤석열 사단 참모들이 내부감찰의 칼을 빼들면서 장 의원 견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대통령실은 인사, 법무, 총무는 검찰 출신으로 정무, 홍보, 정책은 윤핵관 및 관료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앞선 관계자는 "대통령실 주요 부서에 자기 사람들을 심어놨기 때문에 전화 한 통이면 대통령실이 돌아가는 것을 장 의원이 가장 먼저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대통령실에)들어왔기 때문에 이번에 제대로 판단해 보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용산 대통령실(사진=연합뉴스)
 
내부감찰이 검찰 출신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중심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 이 비서관이 김대기 비서실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결국 김 실장에게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다. 한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김 실장의 역량을 뛰어나게 평가하고 두터운 신임을 보내고 있다"며 "100일 동안 적응 기간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해보라는 판단 하에 재신임한 것"이라고 이번 개편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김 실장 등 대통령실의 전면적 인적쇄신 요구가 잇달았지만, 홍보수석 교체와 정책기획수석 신설 등 소폭 개편으로 이를 거부했다. 김 실장도 자리를 지켰다. 
 
일각에서는 이번 내부감찰이 권력 다툼 성격이 아닌 통상적인 조직정비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윤 대통령 취임 석 달 만에 국정수행 지지도가 20%대로 주저앉으면서 전열 재정비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쇄신과 맞물려 내부감찰로 이어졌다는 게 이 같은 주장의 골자다. 앞서 김은혜 신임 홍보수석도 지난 23일 내부감찰 관련 질의에 "감찰이라는 건 늘 이뤄진다. 대통령실은 먼저 들여다보는 게 맞다"며 "(조직은)살아있는 유기체로서 인사가 늘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여권 한 인사는 "윤핵관이 새로운 사람들이나 현상은 아니기에 이번 내부감찰을 윤핵관 솎아내기로 보는 건 무리"라고 했다. 이어 "비서관이나 행정관 몇 명 걸러낸다고 뭐가 되겠느냐"면서 "자꾸 그쪽(윤핵관)에서 말이 새어 나오는 게 있으니까 그것 때문에 그럴 수는 있어도 윤핵관 대 검찰 참모진의 권력다툼으로 보는 건 오버"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이 인사는 "대통령께서 지금 기강을 안 잡으면 더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이제 실수들을 줄여나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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