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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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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수조사…주도권은 '바른정당' 출신

윤핵관 '권성동·장제원'에 주호영도 바른정당계…유승민·이준석과는 결별

2022-09-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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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현재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친윤계 핵심은 과거 유승민, 이준석 두 사람과 동고동락했던 바른정당계다. 통합 이후 '국민의힘' 이름으로 치러진 20대 대선 경선에서 이들은 '유승민' 후보가 아닌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했고, 지금의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등 친윤 그룹을 형성하는 주축이 됐다.
 
당시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았던 주호영(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의원이 2017년 3월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김재경 의원, 이종구 정책위의장,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사진=뉴시스)
 
26일 <뉴스토마토>가 국민의힘 115석을 출신정당별로 전수 분석한 결과 바른정당계 의원은 19명, 자유한국당계 의원은 78명으로 집계됐다. 바른정당계 출신으로는 윤핵관의 양대 축인 권성동,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원내대표·김학용·홍문표·유의동·조해진·하태경·김희국·류성걸·박성중·정운천·강대식·강민국·구자근·김병욱·박정하·신원식·황보승희 의원 등이 있다. 반면 같은 윤핵관 그룹으로 불리는 윤한홍·이철규·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은 자유한국당계다. 이 대표가 윤핵관 호소인으로 분류했던 김정재·박수영 의원 역시 자유한국당계로 분류된다. 
 
'보수의 분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높아지던 2016년 11월, 당시 128석의 새누리당은 121석의 민주당이 추진하는 탄핵에 맞설 수 있었으나 국민의 성난 여론에 밀려 탄핵 대열에 동참했다. 2016년 12월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 가결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민낯을 확인한 국민들은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나섰고, 이에 국회 역시 압도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탄핵심판의 검사 역할인 탄핵소추위원을 맡아 헌법재판소에 섰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결서가 가결된 것에 대해 여당의원으로서 참담하다"면서도 "국회의원 80%가 탄핵안에 찬성한 만큼 탄핵소추위원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 결정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탄핵축하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앞서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로 나뉘었던 새누리당은 탄핵을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됐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인명진 비대위원장 체제로 의석수는 94석이었고, 바른정당은 당대표에 정병국 전 의원, 32석이었다. 2017년 3월10일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헌법재판소의 주문을 통해 현실화됐고, 19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가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제3지대에서 합리적 보수를 지향했던 바른정당의 실험은 한국정치의 특징인 지역과 인물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실패했다. '보수 대통합'을 고리로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탈당이 이뤄진 바른정당은 결국 9석만 남게 됐고,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통해 바른미래당이 탄생하게 됐다. 
 
홍준표 의원이 지난해 11월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개표결과 발표 후 경선후보자 인사말씀에서 결과 승복 의사를 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혼돈의 자유한국당을 지켰던 당대표는 홍준표 현 대구시장이었다. 홍 시장은 탄핵의 여파로 제7회 지방선거에서 전통적 지지기반인 부산·울산·경남(PK)의 광역자치단체장 자리를 모두 빼앗기는 참패를 당했다. 이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해 당선, 그 뒤 친정인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는 악연이 됐다. 

대선 재도전을 노린 홍 시장은 지난해 11월5일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41.50%를 득표하며 윤석열 대통령(47.85%)에 무릎을 꿇었다. 홍 시장은 전당대회 하루 전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지킨 사람은 외면 받고, 당을 쪼개고 나가거나 당을 해코지 한 사람들이 득세하는 정당이라면 그건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상황을 한탄했으나, 예상대로 '당심'에서 지고 말았다. 홍 시장은 민심에서 48.20%를 획득하고도 당심에서 34.80% 득표에 그쳐 윤 대통령(민심 37.93%, 당심 57.77%)에서 무너졌다. 경선 캠프 구성부터 확연히 차이가 났다. 현역 의원들이 넘쳐난 윤 대통령 경선 캠프와 달리 홍 시장 경선 캠프는 조경태 의원이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그토록 비난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후보로 20대 대선을 치렀으며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윤 대통령이 당내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에서 윤핵관을 비롯한 친윤계의 득세는 예견됐다. 바른정당의 실질적 수장이자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은 6월 지방선거 국민의힘 경기지사 공천마저 '윤심'을 업은 김은혜 홍보수석에 밀려 좌절됐다. 역시 바른정당계인 이준석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제명 처분을 눈앞에 두는 신세가 됐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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