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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5% 세액공제' 내밀었지만…국내시설투자 '미지수'

세제개편안 국회 통과 11일만에 또 개정

2023-0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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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정부가 반도체 등 시설투자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혜택 카드를 내밀었지만 실질적 국내 시설 투자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세제개편안이 통과된 지 11일 만인 늦장 추가 혜택을 마련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제대로 된 투자 신호를 주지 못했다는 지적에서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기업들이 이미 미국에 6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국내 투자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이 늘어나는 해당 법이 통과될 경우 올해 1월 1일 투자분부터 소급적용된다.
 
지난해 12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제개편안이 통과된지 11일 만이다. 국회 문턱을 넘은 세제개편안에는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대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기존 6%에서 8%로 높여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이미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대만에서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현행 15%에서 25%로 확대하는 개정안 등을 이유로 국민의 힘 반도체특별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세액공제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이에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 세제지원 검토를 당부했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대통령 지시 나흘만에 추가 감세안을 내놨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에는 법인세가 저희들 의도했던 대로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법인세율 인하가 1%포인트에 그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가 당초 목표한 최고세율 3%포인트 인하가 아닌, 전구간 1%포인트 인하안이 통과하면서 기업에 추가 세제혜택을 줄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반도체·이차전지 같은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현행 8%에서 15%로 올리고 투자 증가분에 대한 10%의 추가 세액공제까지 합칠 경우, 반도체 대기업의 투자세액공제율은 최대 25%까지 올라간다.
 
이 경우 일부 대기업이 국내 법인세 최저한세 17%를 초과하는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세제혜택을 향후 10년간 나눠 주는 이월공제 제도를 이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국내 시설 투자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 중이다. SK그룹은 미국에 총 290억 달러를 투자를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환율 1273원을 적용시 투자규모는 한화로 58조원을 넘어선다. 투자규모는 막대하고, 거대 설비와 각종 장치를 필요로 하는 '장치산업' 특성상 반도체 공장을 미국과 한국에 쪼개 짓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국내로 투자를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 교수는 "국내에 생산설비를 갖춰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왔을 때 삼성전자하고 SK하이닉스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다 미국에다가 짓겠다고 했는데 총 50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걸 뒤집어 국내 투자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림 교수는 "국내 투자를 하려면 미국 투자를 줄여야 하는데 이러한 산업들은 '장치산업'이라서 공장이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즉 일부는 미국에 하고 일부는 국내에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번 개편안의 효율성이 의심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에서 바이든이 왔을 때 전략산업은 한국에서 해야한다고 버텼어야 하는데, 이제와서 세제혜택 주겠다고 하면 우리 기업들 입장이 애매해질 수 있다"며 "정책내용이 정교하지 못하다보니까 순서가 막 뒤바뀌다보니 실효성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3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이달 중으로 마련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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